삼성전자가 10일 보직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일단 3명의 대표이사가 CE-IM-DS 각 부문을 독립적으로 관장하며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일선에서 뛰는 현장조직이 효율성을 기치로 소폭의 변화를 맞았다는 점이 포인트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B2B센터를 사업조직 안으로 배치해 사실상 해체한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프린트온 인수와 녹스를 통한 삼성전자의 큰그림이 윤곽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삼성전자는 B2B영업 기능은 IM부문의 무선사업부로 전진배치하고 전략 기능은 글로벌마케팅실로 이관했다. 일단 글로벌B2B센터를 영업과 전략으로 나눠 배치한 점은 해당 인프라의 강화에 방점을 찍은 고육책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B2B영업 기능을 무선사업부로 이관한 것을 두고 '모바일 B2B 일류화'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B2B 센터 해체 및 해당 인프라 무선사업부 일부 이관을 사실상 ‘각개약진’으로 해석하고 있다. B2B 사업이 중요한 핵심으로 부상한 만큼 각 사업부에서 책임지고 B2B 역량을 키우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B2B 역량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B2B센터를 강화하는 것과 이를 해체해 각 사업부에서 각자 육성하는 방안을 고려했었다. 결국 삼성전자의 선택은 후자인 셈이다. 이는 윤부근 CE부문 대표와 신종균 IM부문 대표의 뜻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는 B2B 사업을 핵심동력으로 삼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2일(현지시각) 캐나다의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인 '프린터온(PrinterOn)' 인수가 대표적이다. 당시 삼성전자 캐나다법인(SECA)은 프린터온의 지분을 100%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킨다고 밝히며, 프린터온은 독자적으로 운영된다는 구체적인 사실도 적시한 바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에 위치한 프린터온은 1983년 설립됐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모바일과 B2B를 잡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넓게는 지난 8월 18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인수한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 인수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물인터넷 및 스마트홈 인프라 구축에 있어 B2B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도 삼성전자 B2B 사업의 핵심이다. 이미 미국에서 MDFPP, VPNPP 등의 모바일 기기 CC 보안 인증을 획득한 삼성전자의 녹스는 이번에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산하의 국가정보보증협회(NIAP)로부터 우수한 보안성을 인정받았다. 녹스가 탑재된 제품은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갤럭시노트3, 갤럭시S5, 갤럭시S4, 갤럭시알파 등 스마트폰과 갤럭시탭S8.4, 갤럭시탭S10.5, 갤럭시노트10.1 2014 등이다.

녹스는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정부를 넘어 기업 모바일 솔루션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역시 B2B 사업이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B2B 센터를 창조적 파괴의 대상으로 삼아 각 사업부에 나눠 배치한 것은 지금까지 추구하던 B2B 사업 인프라 강화와 결을 함께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