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2년 대학로 CGV에서 열린 보령제약그룹 400회 생일파티에서 김승호 회장(앞에서 두번째 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김은선 제약회장(앞에서 두번째 줄 오른쪽에서 네번째) 및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보령제약

 지난 6일에도 대학로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보령제약그룹 신입사원부터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함께 모여 최신 개봉작 ‘인터스텔라’을 감상하고, 인근 맥줏집으로 자리를 옮겨 ‘건배’를 외쳤다.

이날 행사는 11월 생일을 맞은 그룹 임직원 30여명을 축하하는 ‘생일파티’였다. 이 자리에는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과 김은선 제약 회장,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을 포함해 임원 100여명이 함께 했다.

지난 1979년 1월 생일자를 위해 열린 조찬회가 이후 한 차례도 건너뛰지 않고 매월 이어져 온 것이다. 보령제약그룹의 ‘보령가족생일파티’는 올해 11월로 431회를 맞았다.

직원들의 생일파티가 보령제약그룹의 임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자 ‘소통의 명약’으로써 대표적인 기업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생일파티 문화의 시작은 지난 197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7년 7월 7일 안양지역에 내린 420mm의 폭우로 당시 막 자리 잡아가던 보령제약 안양공장이 완전히 침수됐다.

220명의 보령 임직원들은 비 피해가 걱정돼 날이 채 밝기도 전에 나와 물에 떠다니는 약품들과 물속에 잠긴 설비를 옮기기 시작했다.

최소 2년 이상의 복구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단 4개월 만에 공장을 정상화시켰다. 그 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나 성장했고 모두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 2012년 대학로 CGV에서 열린 보령제약그룹 400회 생일파티에서 김승호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김은선 제약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및 4월 생일자 대표들이 함께 생일떡 촛불을 끄고 있다. 출처= 보령제약

김승호 회장은 ‘헌신적으로 노력해준 직원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다가 1979년 1월부터 ‘생일 조찬회’를 시작했다. 그달 생일을 맞은 모든 직원을 회사 식당으로 초청해 미역국이 있는 아침 식사와 간단한 선물을 전달하는 조촐한 행사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생일 조찬회는 전 임원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확대됐다. 임원들은 아침을 먹으며 회사 경영에 대한 설명을 하고, 사원들의 건의사항을 즉석에서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회사의 대표적인 ‘소통의 장(場)’으로 발전한 것이다.

2003년 12월, 300회 생일잔치 때부터는 저녁으로 시간대가 옮겨졌다. 조찬회는 소통의 시간으로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부터는 영화나 음악 감상 등 문화행사를 더 하면서 또 한 단계 진보했다. 현재는 ‘비바 버스데이(VIVA BIRTHDAY)’라는 이름으로 임직원들이 함께 영화를 보고 맥주를 마시는 축제의 장이 됐다.

희생과 보답을 위한 조촐한 생일상이 그룹을 유지하고 성장하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 회장은 출장일정까지 조정하며 지금까지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그만큼 소중한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된 것이다.

지난 2012년에는 400회 생일파티를 기념해 안산 중앙연구소와 공장에 직원 휴게공간인 ‘제2의 통통(通通)라운지’를 개설해 직원들과의 소통 문화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