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창천동 중고 명품 전문매장 '럭스비'를 찾은 남성 고객이 진열된 제품들을 살펴 보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이른바 ‘명품’이라 불리는 값비싼 브랜드 제품의 소비가 확산됨에 따라 이들 중고 명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0년을 전후로 국내에 중고 명품 매장들이 태동했다. 당시 서울 압구정동 부근 아파트 상가에 조그마한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섰으며, 입소문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성장해갔다. 현재 국내 최대 중고 명품 매장으로 손꼽히는 ‘고이비토’도 그렇게 탄생했다. 현재 중고 명품 매장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논현동 주변이다. 샤넬과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매장 사이사이에 조그마한 매장 100여 개가 들어서 있다고 한다.

서울 창천동에서 중고 명품 전문매장 ‘럭스비’를 운영 중인 배석훈(42) 대표는 10년째 중고 명품을 취급하고 있다. 서울 수서동에서 7년 가량 매장을 운영하다 3년 전 지금 자리로 이사 왔다.

“신촌 대학가에 위치하다 보니 아무래도 강남보다는 가격대가 조금 더 낮은 제품들이 주로 거래된다. 연령층도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사이로 비교적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최근엔 중국 손님들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특히 근처 연세대나 홍익대, 이화여대 등에 다니는 중국인 여대생의 중고 명품 구매가 크게 늘어, 매장 거래량의 30~40%나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중고 명품 매장 취합]

럭스비는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배 대표에 따르면 온라인 매장은 중고 명품의 거래량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값비싼 물품을 사진만으로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직 많은 사람이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찾는다.

회사원 허모 씨(39)는 유행이 지나 잘 쓰지 않는 제품을 팔고 다른 것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허 씨는 “주로 고이비토나 압구정동 부근의 중고 명품 매장에 자주 들른다”며 “기본적인 한, 두 개를 제외하고는 트렌드에 맞춰 하나씩 바꿔주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명품은 관리비도 만만치 않아 기본적으로 세탁비가 4~5만원씩 꾸준히 든다”며 “안 쓰는 명품은 팔고 다른 중고 제품을 사서 쓰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중고 명품 시장은 경기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배 대표는 “중고 명품 시장은 크게 경기를 타지 않아, 오히려 불경기라도 평소의 80% 정도 매출은 너끈히 유지돼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아이템”이라고 밝혔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중고 명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이러한 인식이 크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도 10년 사이 3~4배 정도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