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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환은 백혈병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혈액세포 내 유전 물질의 이상으로 혈액세포의 정상 분화 과정에서 이상이 생기고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이루어져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소아청소년암은 성장과 발달을 하는 중요한 시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고액의 치료비와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힘든 질병이죠. 

서울대학교병원 홍경택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난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한 대처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홍경택 교수의 도움을 받아 소아청소년 백혈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8세 미만 청소년 암을 일컫는 ‘소아청소년암’

국내에서는 통상적으로 18세 미만 청소년까지의 암을 소아암 혹은 소아청소년암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대략적으로 1200에서 1500명 정도가 소아암이 발생하는데요. 소아암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소아청소년 백혈병입니다. 

2020년 기준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총 372명이 새롭게 진단됐으며 9세 이하에서 193명, 10~19세에서 179명으로 나타났어요.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발생한 혈액세포 기원에 따라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보통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70~80%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으로 나타납니다. 

백혈병 세포는 대부분 혈액이 만들어지는 골수에서 기인하며 세포 내 유전 물질인 DNA의 돌연변이나 염색체 구조 및 수 이상 등으로 혈액세포의 정상 분화 과정에 이상이 생기고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이루어져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된다고 해요. 

문제는 성인암이 많은 경우 담배나 식습관과 같은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소아청소년암은 원인이 불명확하고 발병 예측이 어렵다는데 있어요. 

암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이 약 10% 내외에서 밝혀지고 있고 이온화 방사선이나 벤젠, 중금속 등 화학약품 등이 백혈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것만으로 소아청소년암 발생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어 확률적인 요소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백혈병 세포는 조절되지 않고 끝없이 증식해 정상 혈액세포가 자라날 골수 공간을 차치해요. 이로 인해 정상 혈액 기능이 감소해 빈혈로 인한 창백, 운동 능력 감소,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 경향, 쉽게 드는 멍, 정상 백혈구 감소로 인한 면역 기능 저하,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증식된 백혈병 세포가 뇌·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 간, 비장, 림프선, 고환 등에 침범해 관련된 증상을 일으키기도 해요. 

백혈병 세포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했을 때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드물게 뇌압 상승으로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다리 통증, 허리 통증 등 뼈 통증이 심하게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이로 인해 정형외과적 질환이나 류마티스 질환으로 종종 오인되기도 해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완치율 85% 이상

소아청소년 백혈병 진단은 성인 백혈병과 마찬가지로 골수검사가 필수적입니다. 골수는 딱딱한 뼈 안에 위치한 조직인데, 조혈작용을 하는 골수가 많은 부위는 두개골, 척추뼈, 갈비뼈, 골반뼈 등이 있어요. 이 중 골수를 채취하기에 가장 안전한 부위는 골반뼈로 알려졌어요. 

하지만 소아 환자의 경우 골수검사가 성인과는 다소 다르다고 합니다. 성인은 주로 엎드린 자세로 뒤쪽 골반으로 검사를 진행하지만 소아 환자들은 똑바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앞쪽 골판에서 골수를 채취한다고 해요. 똑바로 눕는 이유는 진정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호흡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서 입니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암세포가 혈액을 따라 퍼지는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하는 다른 고형암과는 치료 접근이 다르며 초기 응급상황이 많아 발견과 동시에 신속히 치료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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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치료 방법은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화학요법입니다. 침범 여부에 따라 항암제가 잘 통과하지 못하는 중추신경계나 고환 등 국소적인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초기 약 6~10개월 정도 집중치료 이후 높지 않은 강도로 유지 치료를 진행해 전체 기간을 2~3년 지속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잘 알려진 것 처럼 백혈병 특성이 나쁘거나 초기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골수 이식이라고 하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하기도 해요.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급성 B 림프모구 백혈병은 다양한 면역 세포를 이용한 치료법들이 개발되어 상용화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과거에는 치료가 힘들었던 재발/불응성 환자 치료 또한 일부 가능해지고 있어요. 

최근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 완치 비율이 약 85% 이상이며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경우에도 약 60% 이상 완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요.

치료 이후 관리도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약 15%에서 치료 중 또는 후에 재발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주로 골수로 재발하며 중추신경계 혹은 고환으로도 재발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치료를 마친 후에는 정기적인 진찰과 혈액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감시하고 치료로 인한 합병증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홍경택 교수는 “소아청소년 백혈병을 포함한 소아청소년암은 우리 사회가 함께 도와주고 치료해야 하는 병”이라고 강조해요.

그러면서 홍경택 교수는 “아이들, 청소년들의 놀라운 회복력을 신뢰하고 부모님들께서도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마시고 아이들의 옆에서 항상 긍정의 에너지를 주시면서 저희 의료진과 함께 이 힘든 싸움을 이겨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