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보령제약
보령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보령제약

보령(003850‧전 보령제약)이 5년내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9월 선임된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는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에 더해 적극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보령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 내외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장 대표 리더십이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업‧경영 전략 적극적 소개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장 대표는 최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보령을 2026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20%를 나타내는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순환기계, 대사장애, 종양‧항암 보조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3~4년간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보령은 최근 대형 제약사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보령 애널리스트 데이 2022’를 개최했다. 장 대표는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나타내고 있는 블록버스터 ‘카나브 패밀리’ 뒤를 이을 추가 파이프라인 확보 전략 의지를 드러냈다. 또 특허가 만료된 항암제 및 중추신경계(CNS) 등 오리지널 의약품 판권(레거시 브랜드)을 확보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발표했다.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 출처=보령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 출처=보령

장 대표는 “카나브만으로 연 1000억원 이상의 현금창출능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대형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내 처방시장 특성상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항암제와 CNS 의약품 판권을 확보할 때 의미 있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이끄는 보령은 만성질환 중심의 전문의약품(ETC)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나브 매출액을 4년 이내 2000억원까지 성장시키고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은 개량신약과 화학합성의약품 복제약(퍼스트 제네릭)으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퍼스트 제네릭 전략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국내에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이라고 해도 수요자와 처방자의 선호 성향에 영향을 받다보니 미국 등 글로벌 시장보다 점유율 하락이 덜하다”면서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로부터 분사한 비아트리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피토(성분 아토르바스타틴)’는 특허 만료 후 글로벌 매출 규모가 줄고 있지만 국내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당뇨 분야에서 개량신약 등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투자 준비를 시작했고 3~5년 안에 4~5개의 개량신약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미래성장동력인 항암제 사업에서는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추가로 도입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항암 보조제 부문 포트폴리오도 늘릴 방침이다.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도 강화할 예정이다. LBA는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로열티로 일정 수준의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유지되는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를 뜻한다. 보령은 앞서 글로벌 제약사 릴리의 항암제 ‘젬자’와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등의 국내 권리를 인수해 직접 생산‧내재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장 대표는 “보령의 영업현금흐름과 사업 및 생산역량을 고려할 때 앞서 계획한 다양한 연구개발(R&D) 전략을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면서 “2026년까지 항암과 당뇨 시장에 퍼스트 제네릭 및 도입 의약품을 총 36개까지 늘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간‧분기 실적 성장 순항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선임됐다. 보령은 지난해 연간 실적에 이어 장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돌입한 이후인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706억원, 영업이익은 187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25.6%, 35.5%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보령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보령은 별도 기준 매출 5944억원, 영업이익 5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0%, 25% 성장한 규모다.

보령제약 분기별 매출(단위 억원). 출처=보령제약
보령제약 분기별 매출(단위 억원). 출처=보령제약
보령제약 분기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단위 억원, %). 출처=보령제약
보령제약 분기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단위 억원, %). 출처=보령제약

보령은 올해 1분기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증가했다. ETC 1분기 매출은 1453억원이다. 일반의약품(OTC)은 91억원이다. 전년 동기 1139억원, 71억원 대비 각각 27.6%, 28.2% 늘었다. 수탁 판매 등 부문은 매출 1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63% 성장한 규모다.

카나브 패밀리는 올해 1분기 325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규모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이상지지혈증 복합제 ‘L50’은 전년 동기에 비해 339% 성장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

항암제 분야 1분기 매출은 294억원이다. 보령은 앞서 올해 초 호중구감소증 1세대 치료제 ‘그라신’과 2세대 치료제 ‘뉴라스타’를 도입했다. 두 의약품의 1분기 매출은 각각 35억원, 80억원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도입한 항암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성분 베바시주맙)’와 ‘삼페넷(성분 트라스투주맙)’이 각각 16억원, 11억원 매출을 나타냈다.

CNS 분야는 자이프렉사 효과로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9% 성장한 60억원을 나타냈다.

OTC 부문은 용각산과 용각산쿨 등이 주목을 받았다. 1분기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등에 따라 상비약 수요가 증가해 3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카나브 패밀리, 제2형 당뇨 치료제 ‘트루니시티’ 등의 ETC 성장,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항생제 수탁사업 회복, 겔포스 중국 수출 등으로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0.2%, 영업이익은 13.8%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카나브 패밀리를 통해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하고 있으며 항암제와 CNS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견조한 실적 개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