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준중형 전기 SUV 모델인 EQA.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준중형 전기 SUV 모델인 EQA.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에 두 번째로 출시한 순수전기차 더 뉴 EQA(이하 EQA)에 시선이 집중된다. 브랜드 전기차 특유의 디자인 감성과 주행성능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EQA는 국내 인증받은 성능별 수치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춤으로써 ‘타봐야만 진가를 경험할 수 있는’ 완성차의 전형을 보여준다.

EQA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는 벤츠의 준중형 SUV ‘GLA’를 기반으로 제작된 전기차로서 같은 차급을 갖췄다.

제원별 수치는 전장 4,465㎜, 전폭 1,835㎜, 전고 1,625㎜, 축거 2,729㎜ 등에 달한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기아 EV6에 비하면 작은 규모다.

EQA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다만 실내공간은 작지 않다. 운전석의 헤드룸은 시트 포지션에 따라 여유로운 규모를 보이고, 레그룸은 선회 구간에서 양 다리를 차량 부위에 편하게 의지할 만큼 충분한 크기를 갖췄다. 2열에 앉았을 때 1열 시트 하단에 발이 걸리지만 무릎을 펴기에 어렵지 않다.

2열 전경. 시트가 2열 바닥으로부터 낮아 앉았을 때 탑승자 무릎이 위로 뜬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열 전경. 시트가 2열 바닥으로부터 낮아 앉았을 때 탑승자 무릎이 위로 뜬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시트 높이가 낮아 작은 키의 탑승자가 앉아도 허벅지 아랫부분과 시트가 떨어질 정도인 점은 장거리 운행 시 불편할 만한 부분이다. 또 아이오닉 5나 EV6 등 일부 경쟁모델과 비교해 2열 시트의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거나 시트를 앞뒤로 움직일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이밖에 EQA가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공유함에 따라 2열 바닥 중앙이 불룩 튀어나온 점도 공간 편의를 낮추는 요인이다.

2열 시트를 접은 모습. 2열 시트 뒷부분과 트렁크 바닥은 약간의 각도를 조성한 채 서로 부드럽게 이어지지만 앞뒤 총 길이가 160cm 정도에 불과하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열 시트를 접은 모습. 2열 시트 뒷부분과 트렁크 바닥은 약간의 각도를 조성한 채 서로 부드럽게 이어지지만 앞뒤 총 길이가 160cm 정도에 불과하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적재공간도 차량 뒤쪽에 배치된 배터리와 충전관련 장치로 인해 GLA보다 축소됐다.

적재용량은 트렁크 340ℓ, 2열 시트 폴딩시 1,320ℓ 등으로 GLA(435ℓ, 1,430ℓ)에 비해 95ℓ, 110ℓ씩 줄었다. SUV로서 장점 가운데 하나인 적재능력이 비교적 약화한 점은 차량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이밖에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었을 때 트렁크 말단까지 길이가 160c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차박을 하기 위해선 두꺼운 평탄화 매트 같은 용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QA의 모터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모터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강한 구동력과 안정감은 공간에서 느낄 아쉬움을 달래주는 장점이다. EQA는 싱글모터로 최고출력 188마력(140㎾), 최대토크 38.2㎏·m(375Nm) 등 수준의 구동성능을 발휘한다. 동급 내연기관차 가운데 가솔린 1.6터보 엔진의 출력과 디젤 2.0 엔진의 토크와 각각 비슷한 크기의 힘이다.

EQA의 1열 크래시패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1열 크래시패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는 이를 바탕으로 매끄럽지만 힘차게 달린다.

핸들(스티어링 휠)은 어느 정도 가볍게 돌아가고 페달도 쉽게 밟힌다. 각 부위를 조작할 경우 차량이 기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세심히 조작할수록 예상한 경로로 신속히 움직이기 편하다. 다만 차량이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을 다루기 까다로울 만큼 민감하게 움직이진 않기 때문에 오래 운행해도 체력적으로 부담되지 않는다.

EQA의 중앙 콘솔 조작부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중앙 콘솔 조작부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는 공인 복합전비(연비) 4.1㎞/㎾h, 최대주행거리 306㎞ 등 수준의 지구력을 갖춘 점에서 아이오닉 5(5.1㎞/㎾h, 429㎞)나 EV6(5.6㎞/㎾h, 475㎞) 등 국산 모델에 뒤쳐진다. 다만 EQA를 실제 주행한 결과 공인 수치보다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EQA는 브리지스톤의 18인치 투란자 제품을 타이어로 장착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는 브리지스톤의 18인치 투란자 제품을 타이어로 장착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를 타고 서울과 경기 파주시, 경기 가평군 등 세 지역을 돌며 두 차례 전비를 측정했다. 서울 도심에선 신호등을 만나 멈추고 서길 반복했지만 자유로나 서울 외 지역 도로 등 구간을 달릴 땐 고속주행을 실시했다. 종종 급발진이나 급제동을 했지만 대부분 구간에서 정속 주행했고, 에어컨은 2~3단계로 틀어놓았다.

EQA는 급속 DC콤보, 완속 AC 5핀 등 국내 공용 충전타입을 갖추고 있어 배터리를 충전하기 비교적 편하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는 급속 DC콤보, 완속 AC 5핀 등 국내 공용 충전타입을 갖추고 있어 배터리를 충전하기 비교적 편하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 때 기록한 전비가 각각 5.8㎞/㎾h, 6.1㎞/㎾h 등에 달했다. 국산 경쟁 모델의 공인 전비와 동등한 수치다. 차량 시승을 마칠 당시 누적 전비는 6.1㎞/㎾h에 달했다. 시승하는 동안 218㎞를 달렸고, 배터리 잔량은 42%로 기록됐다. 해당 전비를 유지한 채 남은 배터리 용량을 소진했을 때 달릴 수 있는 총 주행거리는 376㎞ 정도로 추산된다. 운전습관에 따라 400㎞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QA의 썬루프는 중간 바(bar)에서 출발해 양쪽으로 전개되는 덮개를 갖췄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썬루프는 중간 바(bar)에서 출발해 양쪽으로 전개되는 덮개를 갖췄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은 무난한 수준을 보인다. 현재 차량은 EQA 250 단일트림으로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율 3.5% 적용 후 5,990만원에 판매된다. 국고 보조금 618만원이 책정됨에 따라 서울 시민의 경우 시비 보조금 154만5,000원을 받아 5,218만원 가량 지불하고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국내 비교할 만한 동급 수입 전기차 모델이 없어 EQA 가성비의 우열을 가릴 순 없지만 브랜드 감성이나 첨단 주행보조기능 등 최신 사양 등을 고려할 때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EQA의 운전석 문 아래 탑재된 도어 라이트.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운전석 문 아래 탑재된 도어 라이트.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는 일상에서 운행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만큼 양호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문제는 앞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 기아, 테슬라 등 경쟁 업체의 전기차 모델이 비교 우위의 상품성을 갖춤에 따라 EQA의 경쟁력이 크게 뒤처지는 점이다. 벤츠가 EQA의 진가를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전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EQA의 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