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돈나무 언니(캐시 우드)의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시 뜨고 있다. 기술·성장주 중심의 ARK사(社) ETF는 상반기 시장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장에서 소외됐지만, 금리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지면서 저점에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ARK 인베스트의 창립자 캐시 우드. 출처=갈무리
ARK 인베스트의 창립자 캐시 우드. 출처=갈무리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ARK사의 대표 ETF인 ARK Innovation ETF(ARKK)는 전 거래일 대비 2.21달러(1.90%) 오른 118.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RKK는 지난달 중순 100달러를 깨트리며 크게 조정을 받은 이후 한 달간 20% 가까이 올랐다. ARK 인베스트가 운용하고 있는 나머지 ETF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날 차세대 인터넷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ARKW(ARK Next Generation Internet ETF)는 전 거래일 대비 2.19달러(1.56%) 상승한 142.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마찬가지로 5월 중순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지난 한 달간 12% 이상 올랐다.

자율, 로봇기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ARKQ(ARK Autonomous Technology & Robotics ETF) 또한 지난 한 달간 10% 이상 상승했다. 유전공학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ARKG(ARK Genomic Revolution ETF) 또한 같은 기간 20% 가까이 올랐다.

이들 ETF의 상승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5월 CPI 발표 이후 장기금리가 1.4%대까지 하락하면서 기술‧성장주들이 반등세를 보인 것과 결을 같이 한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3월 인플레 압력에 1.8%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캐시 우드 ARK 인베스트 창립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웨비나를 통해 "목재와 구리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과도하다는 징후를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성장주 가격 하락으로 ARK 인베스트의 포트폴리오가 향후 5년간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 당시 목재가격은 5월 7일 최고치보다 약 30%, 같은기간 구리 가격은 6%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성장주 강세가 추세적인 상승세로 보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의 주도주 복귀 여부는 작년과 유사한 패턴의 실질금리의 추세적 하락세 혹은 가치주 대비 상대적으로 우월한 이익모멘텀이 관찰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S&P500 기준으로 보자면, 아직까지 성장주의 뚜렷한 이익 모멘텀이 가치주 대비 관찰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진 지금 성장주의 반등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스트레스에 비례해 상승했던 시장 금리는 성장주의 가치 부담을 그간 자극해왔다. 인플레에 대한 시장의 걱정이 한결 완화된 상태라면 이들 성장주의 움직임에도 모종의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 주식시장의 관심은 성장주가 반등할 수 있는 가로 모아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Fed(연준,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긴축 우려도 경감된 상황에서 성장주의 조정이 꽤 진행되기까지 했다면 순환적인 맥락에서라도 이들의 반등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