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대우상용차의 2010~2020년 기간 실적 추이.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일대우상용차의 2010~2020년 기간 실적 추이.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대우버스로 잘 알려진 국산 버스업체 자일대우상용차(이하 자일대우)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휘청이고 있다.

사측의 구조조정 결단에 따른 노사 갈등과 부진한 차량 판매실적 등 위기까지 덮쳐 암흑기를 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일대우가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이하 연결 기준)은 전년(23억원) 대비 3.1배 가량 확대된 72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265억원에서 61.0% 감소한 1,27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자일대우 실적이 급감한 이유는 절대적인 차량 판매대수가 큰 폭 줄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동차 산업동향 자료에 따르면 자일대우는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차량을 849대 판매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광, 대중교통 등 버스 수요가 발생하는 산업이 침체됨에 따라 전년(1,918대) 대비 반토막 났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자일대우는 기존 차량의 신규 모델을 내놓거나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시장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자일대우 파키스탄 법인(Daewoo Pak Motors)과 중국 버스업체 스카이웰 양사가 제휴해 파키스탄에서 전기버스를 생산·판매하기로 했지만 희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파키스탄 법인의 매출액과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각각 90억원, -2,530만원 기록했다.

자일대우는 영업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재무건전성을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자일대우의 단기차입금은 1,948억원으로 전년(1,076억원) 대비 81.0%나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유동자산 756억원, 유동부채 2,695억원 등으로 유동비율이 356.5%에 달했다. 완성차 업계를 비롯한 제조업계에서 유동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자일대우의 재무 상황이 매우 나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에 위치한 자일대우상용차 본사 출입구 전경. 출처= 네이버 거리뷰
경기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에 위치한 자일대우상용차 본사 출입구 전경. 출처= 네이버 거리뷰

백씨 일가 ‘경영 지속 여부’에 의문

지난해 자일대우의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결국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내놓았다. 자일대우 경영진이 해당 기간 큰 손실을 입었음에도 ‘계속기업가정’ 사용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속기업가정은 해당 사업체의 경영진이 경영·영업활동을 임의로 축소·청산할 의도가 없고 해산을 요구당하는 상황도 없는 것으로 가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실시할 때 이 같은 가정을 바탕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지만 감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자일대우에게서 제공받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자일대우 경영진의 기업 경영 지속 여부에 의심을 품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 자일대우의 지분은 최대주주인 제조업체 영안모자의 백성학 대표(17.67%)와 백정수(27.45%), 백병수(27.44%), 백승수(27.44%) 등 대주주 일가들이 전량 보유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자일대우 감사보고서를 통해 “삼일회계법인은 자일대우로부터 계속기업가정의 사용이 적합한지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 초과 등 요소들이 계속기업가정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일대우는 최근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산적한 과제들을 해소하려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9월 울산공장 정규직 직원 355명을 내보낸 후 공장 가동 방안을 노조, 고용당국 등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업손익에 악영향을 끼친 중국 계림시 신공장 부지 몰수 사건을 해소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