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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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카카오(035720)가 액면분할에 따른 신주 거래일 첫날 52주 신고가를 쓰는 등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12~14일 발생한 호재와 자회사에 성장성에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카카오에 대해 자회사 고성장·상장 모멘텀에 이어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 접근성까지 확대됐다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액면분할을 위한 매매 일시 정지를 단행한 바 있다. 액면분할은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는 것으로 기존 카카오 1주가 5주로 나누는 것이다. 액면분할 후 카카오의 발행주식 수는 기존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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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8,500원(7.59%) 상승한 1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3만2,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를 액면분할 이전으로 계산하면 67만5,000원이다.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하루만 4조원 수준이 불어나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넘어 시총 5위(53조4,790억원)에 등극했다.

통상적으로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전혀 영향이 없지만, 유통 주식이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3년 간 액면분할을 결정한 기업 71곳 중 한 달 이내 주가가 오른 기업는 24곳으로 약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 2018년 5월 액면분할을 한 삼성전자의 경우, 거래재개 후 약 7개월 이상 하락세를 이어갔다. 액면분할 당시 주가를 회복하는데는 1년 반 정도가 소요됐다. 이외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롯데칠성 등도 액면불할 이후 주가를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거나, 아직도 당시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상승세는 투자자들이 카카오가 가진 성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들의 성장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 주식거래 정지기간 3거래일만에 해도 호재가 연달아 나왔다.

해당 기간 동안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 검토 소식과 북미 첫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타파스미디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울러 최근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카카오커머스가 여성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이 자회사도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두 개나 있다. 증권사에는 두 기업의 가치를 각각 10조원, 30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페이 지분은 60.9%, 카카오뱅크는 33.5%로 나타났다. 단순계산으로 6조900억원, 10조500억원의 지분가치가 생기는 셈이다.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 …자회사 급속 성장 "

이에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향후 실적 전망이 ‘장미빛’이라면 줄줄이 목표주가 상향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올해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10개 증권사 평균)를 5조5,840억원, 7,77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4.33%, 70.50%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커머스, 모빌리티 두나무 등 모든 자회사들이 고성장 구간이며 상장 모멘텀도 존재한다”며 “특히 전날 나스닥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80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음에 따라 카카오가 지분 21.3%을 가지도 있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가능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카카오에 대한 목표가 13만5,000원을, KTB투자증권 13만원, 유진투자증권 13만원, NH투자증권 14만원, 메리츠증권 13만원을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15만2,000원으로 상향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플랫폼 파워가 보유 중인 자회사로 확장되면서 주요 사업의 양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회사의 IPO에 따른 카카오 전체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되며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