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 회사를 창업한 지 5년이 조금 넘었다. 살짝 싫증이 날 만한 연수인데도, 이 회사 대표는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명도 ‘재미난’이다. 재미있게 일을 해보자해서 만들어졌고, 회사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오채윤(30세) 대표는 초보운전자를 위해 적은 비용으로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용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상품으로 ‘드루감’과 ‘드리미러’를 꼽을 수 있다. 제품 이름에서 감을 잡을 수 있듯, 상품의 명칭도 재미 그 자체다.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미난 오채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재미난 오채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재밌는 아이템이 ‘대박’으로

지난 2015년 9월 탄생한 ‘재미난’은 오채윤 대표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회사다. 사업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만들어진 회사였다. 말 그대로 회사만 차렸지 비즈니스를 위한 곳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보고, 개인적으로 특허까지 받았던 경험이 전부였다. 특허는 택배 포장지를 광고매체로 활용하는 BM특허로, 오 대표 생애 첫 특허를 등록하게 됐다. 당시에는 ‘N’사의 블로그가 한창 일 때 파워블로그 운영경험을 통해 온라인 커머스 비즈니스에 대한 기초를 닦을 수 있었고, 다양한 업종의 대표들과도 소통했다고 한다.  ‘재미난’ 창업전까지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지인분과 함께 ‘광촉매’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그의 나이 20대 초반. 오채윤 대표는 “일본에서 직접 화학원료를 수입해 ‘새집증후군’ 발생을 차단해주는 일을 1년간 했었다”며 “너무 어린나이에 일을 시작해서 인지 몰라도, 경영은 점점 악화됐고, 서로의 마음에도 금이 가면서 많은 시간을 혼자 방황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에도 부동산 등 다양한 창업을 시도하고 실패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모든 경험들이 '재미난'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여러 실패와 경험으로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오 대표는 문뜩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초보운전자와 관련된 것이었다. 오 대표는 차선변경 시 기준점을 스티커로 사이드미러에 나타내주면 구매할 사람이 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약 56만명의 초보운전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재미난’ 탄생의 배경인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서 나름 용돈벌이가 됐던지 오 대표는 딱 1년만 대학을 다니고 휴학에 돌입했다. 군 제대 후 복학을 하니 ‘창업동아리 모집’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어찌됐던 창업을 했던 터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사무실과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노력을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한다. 학교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창업교육 등도 많았는데, 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껴, 이때부터 경진대회, 지원 사업 등에 더욱 매진했다. 오 대표는 “다만, 이런 아이디어로 상은 받았지만 이를 비즈니스로 성장을 못 시키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부터 사업을 키우는데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 제품에 대한 마케팅도 많이 연구하고 제품 품목도 조금씩 늘려나가면서 자동차 용품에 대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재미있는 명칭, 브랜드 특징으로 자리

오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문제로 인식을 했던 부분은 초보운전자들이 처음부터 고급세단이나 옵션이 많이 들어간 차를 사지는 않는다. 중고차를 연습용으로 몰아보고 자신들이 원하는 차를 사는 등의 패턴이 있다. 그러다보니 고급세단에 들어가는 다양한 옵션들을 초보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할 텐데 이것을 못 누리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그는 “초보자들에게 물론 고급 자동차 센서를 이용한 옵션보다는 못하겠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그들이 어려워하는 차선변경 또는 차선유지 등의 어려움을 ‘재미난’ 제품을 이용해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개발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찾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제일먼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제품은 차선변경에 대한 거리감이나 속도감 파악의 어려움 이런 것들을 해결해 주기 위한 제품인 ‘드루감’이다. 상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부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또 자동차의 왼쪽에 운전석이 있다 보니 처음 운전하는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정중앙과 차량 자체의 정중앙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차선 유지를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한 LED제품을 개발했다. 이름은 스트라이트. 라이트 원래는 빛이라는 뜻인데, ‘고 스트레이트’ 직진으로 비추라는 의미를 담아 ‘와디즈’를 통해 출시를 했다. 지금은 오픈 마켓이나 네이버 스토어 팜 이런 곳에서 꾸준히 판매를 하고 있다. 이것 말고도 기존 시장에 이미 판매되고 있는 사각지대 거울과 전화번호 판 등도 ‘소싱’을 했는데 재미있는 명칭을 주어준다는 것이 포인트다. 예를 들어 사각지대 보조거울은 ‘드리미러(들이민다)’ 전화번호 판은 ‘저나가요(저 나가요, 전화가 간다)’, 차량용 비상망치 ‘해머클래스(힘이 세다)’ 등의 위트 있는 명칭이 ‘재미난’ 브랜드의 특징이다.

좌측 스트라이트, 우측 드루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좌측 스트라이트, 우측 드루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사람의 마음 잡아야, 매출도 잡는다

오 대표는 자신의 마인드가 항상 안일하게 하는 타입이라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열심히 한다하지만, 본인이 느끼기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에 뭔가 나 자신이 안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 만큼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항상 자신을 뒤돌아보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안 타본 차가 없을 정도다. 대략 130여종의 차량을 직접 시승을 통해서 그 차에 맞는 스티커 디자인을 따 내는 작업을 지금도 하고 있다. 특히 ‘드루감’ 제품 특성상 차에 맞는 디자인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럴 때가 재미있다. 온라인상에 차량에 대한 옵션이 안 나와 있는데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직접 문의를 받는다. 그분들이 원하는 장소나 날짜를 얘기해 주면 직접 방문한다”며 “함께 동승을 하면서 차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해, 그분에게는 무료로 드린다. 대신 우리는 제품군이 하나 늘어나는 것이고 또 이 같은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실제 초보운전자들을 만나면서 얻게 되는 것들도 굉장히 많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또 진심을 다해 상대하면 이는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1인 기업으로 출발한 ‘재미난’의 매출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2016년 2.000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억6,000만원으로 8배 상승했다.

“창업, 하고 싶을 때 해야”

창업을 일찍 시작해 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오 대표가 가장 놀란 것은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그도 자신보다 더 젊은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세대가 됐다는 점이다. 그 만큼 창업을 시작하는 연령이 빨라진 것이다. 그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겁도 많아지고 리스크 역시 커진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아직 8년째 학교를 다닌다.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졸업을 못했다. 그는 “어린 친구들은 졸업이냐, 창업이냐를 놓고 이런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을 것 같다”며 “창업은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찍 시작하면 실패가 추한 과거가 아닌, 투자자들도 실패의 경험을 높게 본다. 사실상 중요한 경험이고 이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난 오채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재미난 오채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