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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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해외 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서학개미'가 차익실현에 웃고 있다. 특히 미국 경기 지표 호조에 따른 지수상승,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등 '양편잡기'까지 기대하고 있다.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22일 뉴욕 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다우산업 지수와 스탠다드앤푸어스500(S&P500) 지수가 약세 마감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나스닥은 최고점을 연일 경신 중이며,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고점을 형성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로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오르고 있다. 실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722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86억달러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제금액도 3233억9000만달러로 전년(1712억2000만달러) 대비 약 90% 증가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주가가 지난해 3월 18일 연중 최저점인 72.24달러에서 지난 22일 846.64달러로 약 12배 급등했다. 애플 주가도 지난해 3월 23일 56.09달러에서 지난 22일 139.07달러로 2배 이상 뛰었다. 국내 서학개미들이 주로 쓸어담은 종목에서 지수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또 뉴욕 증시 전반적으로 경기지표 호조에 따른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뉴욕 증시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백신 개발 기대감과 강한 경기 부양책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미국 1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9.1로 컨센서스(57.0)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경기지표 개선과 함께 25일 오후 6시 00분 기준(한국시간) 뉴욕 증시 선물시장은 다우산업, 나스닥100, S&P500 등에서 각각 0.05%, 0.30%, 0.88% 올랐다.

달러화를 둘러싼 금융시장 통화정책도 서학개미의 주요 관심사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해외 주식을 살 수 있지만, 주식을 산 이후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주식을 매도하고 원화로 환전할 때 손실을 입는다. 즉 주식을 살 때는 '원화 강세', 주식을 팔 때는 '원화 약세'가 서학개미에 유리하다. 현재 원·달러환율이 서학개미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해 지속적으로 하락해 서학개미들에 환차손을 가져왔다. 지난해 3월 19일 달러당 1280.00원까지 오른 환율은 올해 1월 4일 1082.50원까지 내리며 저점을 형성했다. 그러한 환율이 미국 국채금리(10년물) 상승과 함께 반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차손을 입은 서학개미들의 수익률 역시 상승 중이다.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점진적으로 자산매입 축소)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부양정책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기 개선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프리스턴대학 초청 화상 대담에서 자산매입 정책 축소 의견을 밝혔다. 다만 FOMC에서 보수적인 통화정책 의견이 나타날 경우, 달러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은 현 경재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이른 시간 내에 (테이퍼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시의 경험을 고려해 경제 상황이 연준의 목표에 다다르지 못한 지금은 자산 매입 축소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라며 "파월 의장의 최근 발언 등을 고려할 때 1월 FOMC에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는 발언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