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코스피 지수가 이번주 첫 거래일부터 낙폭을 키우고 있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최근 급등세를 보인데 이어 달러인덱스가 상승하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상승하면 통상 글로벌 주가지수, 특히 신흥국 시장이 약세를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꺾일 것을 우려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분석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3% 하락한 3013.93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1일 장중 한때 3200선을 넘기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가 이날은 3000선까지 내주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개인은 이날 5750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지난 6일 지수가 3000포인트를 터치한 후 하락마감한 때에는 개인이 2조원 이상 순매수한 바 있다.

주식시장 ‘과열’…달러화까지 강세 보이며 변동성↑

시장은 지수가 3200선을 돌파했던 지난주 초부터 과열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장기금리 지표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13%대까지 급등한 바 있고 몇몇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 위원들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주 금요일 1.087%로  내려오면서 안정세를 찾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 의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연설에서 당분간 긴축은 없다는 연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테이퍼링 우려를 진화했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았고 트럼프 탄핵 정국 등이 더해져 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진화에 나섰지만 긴축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오는 27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지난 6일 미 의회에서 발생한 소동으로 트럼프를 탄핵해야 한다는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하며 달러 선호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서 매파적(과도한 통화완화정책 우려) 발언이 나오면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인덱스가 상승세다. 출처=인베스팅닷컴
달러인덱스가 상승세다. 출처=인베스팅닷컴

달러인덱스는 새해 첫 거래일(89.845) 대비 17일(현지시간) 1.12% 상승한 90.85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달러인덱스가 상승한다는 것은 달러화의 강세를 의미한다. 통상 한국과 같은 신흥국 주식시장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때보다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낼 때 상승세를 보인다.

아직 주식 팔 때 아냐…과도한 우려는 ‘금물’

이렇듯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하락 전환을 우려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다수 나오고 있다. 단기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이 쉴 수 있지만 그렇다고 주식을 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연구원은 “큰 흐름상 달러가 약해지는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 시장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기간 조정을 가격 부담이 낮아지는 이슈로 해석하고 변동성 확대 시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금리인상과 테이퍼링 우려 또한 과도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회복 기대가 투영되는 과정에서 실질금리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실질 금리가 올랐지만 절대 레벨이 낮음에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정책적으로 실질금리의 급등을 유발할 가능성 또한 낮다”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인 환경이라면 주식시장의 고평가를 걱정할 이유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연준은 국지적이며 일시적인 인플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생각이 없다”면서 “실질금리 상승이나 불필요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위험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는다면 매수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올해 2분기부터 다시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이 빠르게 하향 조정하는 등) 최근 물가대비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며 글로벌 자산시장의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2분기 GDP 성장률이 각각 10.2%, 13.8%에 달할 전망으로 2분기 이후 예상보다 강한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의 탄력적인 상승세를 예상한다”면서 마찬가지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기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