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도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VVIP, 그들만의 여행을 엿보다

    

더 나카 럭셔리 컬렉션

VVIP들은 틀에 박힌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맞춤형 여행’을 즐긴다. 그렇다고 스스로 일정을 짜지는 않는다. 원하는 스타일을 전담직원에게 얘기하면 직원이 대신 짜준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주로 찾는 여행지 또한 의외로 단거리인 경우가 많다. ‘명품 여행사’들은 올 바캉스 추천 상품으로 ‘동남아’를 꼽았다.

    

지난 3월 26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3년 코리안 웰스 리포트(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국내에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는 전체인구의 0.3% 수준인 15만6000명이다. 이들은 월 평균 3911만원을 벌고 1014만원을 지출한다. 돈은 어디에 쓸까. 연금 및 사회보험, 식비 등 필수 지출요인을 제외하면 ‘의류 및 잡화(125만원)’와  ‘외식비(86만원)’ 다음으로 ‘문화 및 레저(85만원)’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평균보다 2배 이상 긴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데 가족과 함께하는 활동은 외식(49%)에 이어 ‘관광 및 여행(18%)’이 꼽혔다. 또 은퇴 후 희망하는 삶의 모습으로는 ‘국내외여행(39.8%)’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콘셉트는 내 맘대로, 일정은 전담직원이 

그렇다면 상위 1%는 어디서 휴가를 보낼까. 이들이 선호하는 여행은 ‘맞춤형’이다. 이를 테면, ‘노르웨이에서 연어 낚시를 하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식이다. 한데 시중에서 ‘노르웨이 연어 낚시 패키지’와 같은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생긴 게 ‘명품 맞춤형 여행사’다. 현재 시중에는 VIP만을 위한 여행사가 몇몇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제우스월드’다. VIP만을 위한 프리미엄 맞춤여행 브랜드로 2010년 1월 하나투어가 론칭했다. 제우스 관계자는 “기존의 일정과 목적지를 미리 정해놓고 기다리는 여행이 아닌, ‘오더메이드(Order-Made) 방식’의 개별 맞춤 판매형식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제우스는 문화, 휴양, 레저, 크루즈, 오더메이드 등 총 5가지 테마로 운영하고 있다. ‘오더메이드’ 상품의 경우 1인당 1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이탈리아의 와이너리를 모두 돌아보고 싶다’, ‘미술전문가를 끼고 뉴욕에서 아트투어를 하고 싶다’, ‘페라리를 타고 로마를 여행하고 싶다’와 같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말하면 전담직원이 그에 맞는 일정을 짜준다. 그야말로 하고 싶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셈.

여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이 찾는 곳은 의외로 단거리 해외인 경우가 많다. ‘제우스월드’는 올 바캉스 추천 지역으로 ‘푸켓’을 추천했다. ‘푸켓 5일, 더 나카 럭셔리 컬렉션’은 시뷰 풀빌라 객실을 이용하며, 카약, 스노클링, 호비캣세일링, 윈드서핑 등의 해양스포츠와 무에타이, 요가 레슨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카약으로 3시간 코스의 섬 일주에 성공하면 리조트 매니저로부터 섬 일주 확인증서를 받을 수 있고, 나카 아일랜드 반대편의 현지 어촌마을을 둘러보는 컬처위크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최소 출발인원은 2인이며, 1인당 약 300만원대다.

모두투어 또한 2006년, 명품 여행 브랜드 ‘JM(Jewerly Mode)’을 론칭했다. 명품여행을 전담하는 JM 사업부를 따로 두고 있으며 ‘JM멤버스’와 ‘JM스페셜리스트 방문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JM멤버스는 상품 이용 시 가입자격이 주어진다. 가입자에게는 인천공항 프리미엄 워커힐 라운지 이용, 귀국 시 공항 리무진 서비스, 3억원 상당의 여행자보험 무료 가입, 여행 중 상시 해피콜 서비스, JM상품 이용횟수에 따른 할인혜택 등이 제공된다. ‘JM스페셜리스트 방문 서비스’는 상품이용 희망 고객이 방문을 원하는 날짜 하루 전(평일 기준)까지만 미리 예약하면 명품여행 전문가들이 자료를 준비해 고객을 방문하는 서비스다.

JM은 현재 크루즈를 포함해 전 세계 50여 개 국가 100개 이상의 루트를 제공하고 있다. 찾는 일정이 없더라도, 직원에게 문의하면 맞춤형 여행이 가능하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기존의 여행 개념에서 탈피한 고품격 여행 문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올 바캉스 추천 상품으로 방콕 에어텔 5일을 제안했다. 밀레니엄 힐튼 방콕 호텔에 머물며 수산시장, 칼립쇼 등을 관람하는 일정이다. 최소 출발인원 2인이며 가격은 80만~130만원이다.

이 밖에 한진관광도 ‘칼팍(KALPAK)’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럭셔리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VIP 전담부서를 두고 있으며 예약상담 단계에서부터 세계 어디든 맞춤형 여행을 디자인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