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CEO를 따라 주식을 구입했던 이들은 큰 폭의 수익률로 흐뭇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명인사들를 따라서 펀드에 가입했던 이들은 어떨까.

CEO들이 펀드에 가입하는 이유는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증시의 활황을 이어가고자 하는 바람, 또는 자사 상품의 홍보일 경우가 많다.

반면, 일반 투자자들이 CEO가 가입한 펀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하나다. 수익률 때문이다.

회사의 수장이 혹은 유명인사가 가입한 펀드라면 좀 더 고급정보를 통해 검증 했을 것이고 펀드매니저들도 좀 더 신경 써서 관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인 것이다.

증권사 CEO 펀드 가입 홍보효과 톡톡!!
최근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자 펀드에 가입하는 CEO들이 늘고 있다. 증시는 활황이지만 펀드 환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CEO들은 자사 펀드를 홍보하기 위해 펀드 가입에 직접 나서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증권 여성특화점포인 부띠크모나코 지점에 방문해 ‘현대그룹플러스펀드’에 가입했다.

월 불입액은 100만원.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과 강연재 현대자산운용 사장도 함께 가입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현 회장은 현대자산운용 출범과 함께 출시된 ‘현대드림주식형펀드’에 가입하기도 했다.

김지완 사장은 ‘120/20펀드’와 ‘글로벌금융주의 귀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은 ‘하이투게더 인덱스펀드’에 가입했고 나효승 유진투자증권 사장은 유진자산운용의 ‘G-Best 증권투자펀드’에 가입했다.

‘유진G-BEST증권투자펀드’는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다. 제갈걸 HMC 사장은 ‘한국투자 현대차그룹 리딩플러스펀드’에 가입하기도 했다.

자사 펀드가 아닌 타 회사 펀드를 가입한 CEO도 있다.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은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1(주식)’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광우 전 금융원장도 지난해 10월28일 ‘한국밸류10년펀드’에 가입했다. 이정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한국투자인덱스증권투자신탁’에,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대신부자만들기증권투자신탁1 Class A’에 가입해 매월 100만원씩 적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사람은 누굴까? 물론 가입 시점이 대부분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가입 이후 수익률만으로 비교해 봤다.

각각 가입한 날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조사해본 결과 신영마라톤 펀드에 가입한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이 80.5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이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로 70.52%, 이정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한국투자인덱스증권투자신탁으로 70.8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기할 점은 CEO들이 가입한 펀드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작년 금융위기로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가입했기 때문에 올해 증시가 상승하자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은 어떨까.


이명박 대통령 평균 50% 수익률 올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1-A’와 ‘기은SG그랑프리KRX100인덱스A’ 펀드에 가입했다.

가입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1-A’로 52.26%, ‘기은SG그랑프리KRX100인덱스A’ 펀드로는 48.9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 1-A’를 운용하는 박찬 교보투신 인덱스운용팀 팀장은 “유명인사가 가입했다고 해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이 인덱스펀드에 가입한 이유에 대해 “이 대통령이 일부러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펀드를 고른 것 같다”면서 “특정 펀드에 가입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에 가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998년 현대투신(현 푸르덴셜자산운용)의 ‘경제살리기주식1호펀드’에 가입했었다.

또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2005년 8000만원 상당의 예금 일부를 코스닥에 비중이 높은 주식형펀드 8개를 골라 각각 1000만원씩 8개의 펀드에 나누어 투자했다.

그의 펀드는 2007년 코스피가 급상승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한때 4억6000만원까지 불려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7년 박근혜 의원도 펀드에 가입했다. 박 의원이 가입한 펀드는 대우증권의 적립식펀드 ‘백만장자’다.

유명인사들이 가입한 펀드도 있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코리아 블루오션 주식펀드’에는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함께 가입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박지성, 메이저리거 박찬호, 프로 골퍼 강수연 등도 가입한 펀드다.

이 상품은 투자시장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만한 미래성장기업군을 발굴해 투자하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한때 업계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설정일 이후 49.15%, 따라서 황영기 회장도 49% 정도의 수익률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코리아블루오션주식펀드’를 운용하는 엄기요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1팀 이사는 “초기에는 홍보 덕에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렇지만 유명인사들의 자산만 중요하고 서민들의 자산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면서 “유명인사들의 가입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펀드를 혼자 운용하는 것도 아니고 프로세스와 철학에 따라서 운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심이 담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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