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경기 불황으로 미국인들의 생활이 절약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불어닥친 경기 한파로 미국인들의 생활이 변하고 있다.
미국 센서스국이 발표한 2008 전국 인구 현황 표본조사(2008 American Community Survey)에 따르면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미국인들이 절약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은 매달 빠져나가는 모기지대출 지급액을 낮추거나 집세를 아끼기 위해 집을 셰어링(sharing)할 하우스 메이트 구하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출근할 때 카풀을 이용하는 등 동전 한 닢이라도 아끼기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 센서스국은 매년 일부 조사표본을 대상으로 생활과 관련된 설문을 진행한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은 지난해 동안 그들의 생활환경에 대해 답변을 하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불황에 미국인들은 주택 구입에서 결혼시기까지 모든 일정들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침체로 미국의 평균 주택가치는 2% 하락한 19만7600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인들이 매달 모기지대출로 지출하는 비용은 1518달러에서 1514달러로 줄어들었다. 주택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구입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임대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택 임대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임대료가 상승했다. 지난해 주택 임대료는 817달러에서 824달러로 늘어났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자동차 타기도 과감하게 포기한다. 사람들이 휘발유값을 아끼기 위해 자동차를 타지 않으면서 길거리는 한산해진 모습이다. 대신 출근할 때 카풀을 하는 사람들은 전년 10.4%에서 10.7%로 늘어났다.

심지어 결혼계획을 미루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결혼에 목돈이 들어가는 만큼 그 시기를 미루는 것. 미국의 미혼인구는 전년의 27.3%에서 27.8%로 증가했다.

취업 안 되니 학교 가자…학위 취득자 증가
침체기에 대학원에 청년들이 몰리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이번 설문 결과 많은 미국인들이 학력을 쌓아 이력을 높이기 위해 혹은 단순히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학교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17.5%의 미국인들이 학사 학위 혹은 그 이상의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석사 학위를 수여한 사람들은 10.2%로 전년보다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북동부의 교육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수도가 위치한 워싱턴주에는 고학력자가 무려 2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추세츠주가 16.4%로 그 뒤를 이었다.

교육에 열을 높이는 추세는 10대들에까지 이어졌다. 고등학교 재학생 가운데 수료증을 받은 수는 전년의 84.5%에서 85%로 늘어났다. 경기불황으로 자동차, 건설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고용 사정이 악화되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이민자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이민자수는 전년보다 9만9000명 감소한 3790만명을 기록했다. 38년 만에 이민자수가 줄어든 것이다.

미국 내 일자리 수가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타국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도 줄어들었다. 미국은 한때 ‘기회의 땅’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10%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

아시아경제신문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키워드

#글로벌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