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의 ‘부동산 생각하며 투자하기’  

안민석 riomanjun@hanmail.net  

전 한국경제신문 전국상권대해부 및 자영업컨설팅 자문위원   MBN 생방송부동산 및 MTN 부자들의 비밀노트 출연   현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

 

부동산이론 중 효율적 시장이론을 보면 어떤 사건이 발생해서 장래 수익이 변동될 것이 예상될 때, 장래 수익은 현재가치로 환원돼 현재의 부동산 가치를 변화시킨다고 한다. 즉, 부동산의 가치는 장차 그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변동이 예상되는 현재에 즉시 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정보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시장을 효율적 시장이라고 부른다.

부동산시장이 효율적인지의 여부는 투자자의 투자 수익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시장의 비효율성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효율적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 다른 재화시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투자대상보다 부동산 투자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의 정보가 부동산 시장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안정근교수의 부동산 평가이론에 나오는 짤막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일단의 토지를 갖고 있는데 앞으로 그 근처에 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하자. 현재는 단순히 가능성의 상태일 뿐, 실제로 들어설지는 누구도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그것이 확실해지는 시점을 1년후라 하고 들어설 확률과 들어서지 않을 확률이 각각 반반씩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이 부지의 현재 시장가치는 얼마일까? 1년 후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 확실하다면 대상토지는 7700만원이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5500만원이 된다고 가정하고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을 편의상 10%로 잡는다면 대상 토지의 현재가치는 다음과 같다.

현재가치=5500(0.5)+7700(0.5)/(1.1)=6000만원

이 토지의 현재가치는 6000만원이다. 즉 현재의 시장가격이 6000만원보다 작다면 투자자는 이 토지를 사려고 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사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시장이 효율적이라면 대상토지 가격은 현재가치와 같은 6000만원이 될 것이고 이 경우 6000만원이라는 가격은 대상토지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이 때 공장이 들어설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토지 소유자는 6000만원 정도면 기꺼이 팔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공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확실히 안다면 그는 대상토지를 얼마에 팔려고 할까?

현재가치=5500(0.0+7700(1.0)/(1.1)=7000만원, 부동산 정보비용: 1000만원

공장이 확실히 들어설 경우의 현재가치는 7000만원이 된다. 따라서 이 정보의 가치는 7000만원에서 앞서 구해진 6000만원을 뺀 1000만원이 된다. 만약 어떤 투자자가 1000만원보다 적은 비용으로 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면 그는 상당한 초과이윤을 얻게 될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의 가치는 막대한 힘이 있다.

오늘날 시장에는 많은 정보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수많은 부동산 전문가와, 정보제공업체들, 언론매체, 중개인 등이 그런 정보를 생산하는 이들이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정보의 이용 계층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와 온라인 기사가 상당한 양의 부동산 정보를 매일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왜곡되거나 진실이 가려진, 혹은 투자자의 올바른 투자결정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정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포털이라 불리는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에서는 일반인들에게 유용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현장을 가보지 않고도 특정한 아파트나 주택, 오피스텔, 상가 등의 위치, 면적, 가격, 시세 등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거래가 위축되면서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언론기사를 통해 특정한 정보들을 제공하면서 회사 이름을 홍보하는 일이 있다. 특히 이러한 내용에는 부동산 시세와 관련한 것들이 많은데 일부 전문가들은 그런 정보의 신뢰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4.1대책 이후 국내 유명 부동산 정보업체와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모 금융기관 그리고 한국감정원 등은 집값과 관련해 서로 다른 시장동향을 내놓으면서 혼란을 야기했다. 부동산 정보업체는 4.1대책 이후 연속해서 집값이 상승했다고 밝혔고 금융기관은 4~5월에 연속해서 집값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어느 한쪽은 잘못된 정보를 생산, 유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공신력을 갖춰야 할 정보업체와 기관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생산하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인력과 재원 부족 등으로 실제 거래되는 정확한 가격정보를 조사하지 못하고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전해지는 호가만 전화상으로 파악해 정보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건설사 분양 광고 수익을 향유하는 입장에서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광고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시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면이다.

이와 같은 왜곡된 정보들로 피해를 보는 것은 투자자들이다. 상당수의 기사나 통계자료가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한 면만을 부각하거나 단편적이고 한정적인 요소만을 집어넣어 판단을 흐릴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투자자가 원하는 정보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들이 모르는 혹은 남들보다 빠른 정확한 정보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불특정다수의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란 매우 많아 보이지만 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의미 없는 자료가 대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마케팅 시장은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과장광고다. 현재 각종 카페나 블로그, 홈페이지 등을 통해 돌아다니는 각종 홍보자료들은 분양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제시되는 분양전단지와 다를 게 없다. 온라인에 돌아다니기 때문에 보다 확실하고 입증된 정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부동산정보업체 사이트에 등재된 아파트 분양이나 상가, 오피스텔 자료들도 대부분 불법/과장광고 여부를 검증하지 않은 채 화면에 올려져 있기 때문에 진위 여부의 판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실제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정확한 시세자료, 주변 입지, 시행사의 재무건전성, 분양가 타당성, 개발계획의 실현 여부와 정확한 시점 등을 알려주기보다는 특정 부동산을 집중 부각시키고 중개업소에서 올리는 매물자료나 신규 분양현장을 소개하는 데 컨텐츠의 대부분을 할애한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2009년, 한 상가정보 제공 사이트에 등록된 상가를 보고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분양상가 1층을 분양 받은 30대 여성은, 분양현장에서 제시하는 소개상담보다 온라인 정보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더 믿을만해 보여서 투자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낮은 수익률로 인해 분양가보다 손해를 보고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 부동산시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세로 떠올랐지만, 아직 공신력 있는 투자 정보처로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이런 왜곡된 정보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을 직접 조사하고 본인이 현장 주변에서 직접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각종 부동산 정보를 선별하고 그 중 유익한 것들을 추려내는 혜안을 길러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