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공포 높아져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의 공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SFTS 의심사례 신고건수가 5월 29일 현재 47건에 이른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진드기 퇴치용 방충제를 집중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도 해충방지 기능성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했다.

“언제 물릴지도 모르고 치료약도 없고 안 물리는 게 상책이라니 공포 그 자체다. 현대판 흑사병이 될까 우려스럽다.”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로 인한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갈수록 늘어가는 사망자와 의심환자 수에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재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확진 증상으로 사망한 이가 2명, 의심 사망자 또한 2명이다. 보건복지부에 4월 30일부터 5월 28일까지 신고 접수된 SFTS 의심사례 건수가 47건에 이른다.

의심사례 속출과 함께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고 알려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진드기 공포는 거의 ‘패닉’ 수준에 이르고 있다. 보건당국도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저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규모 확산을 염려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은 환자상태에 대해서는 의심사례 중 사망자가 발생한 강원도와 제주도 환자 2건만 공개했을 뿐 SFTS 의심환자의 연령, 발생 지역, 사망여부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반인들은 정부 발표를 예의주시하면 평소 위생에 더욱 신경을 쓰고 진드기 퇴치제와 살충제 등 개인적으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6~8월 농촌의 본격적인 농사 시기, 행락객들의 여름철 등산·야외활동 시기 등과 진드기의 본격 활동 시기가 맞물리며 의심환자는 물론 확진환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대형마트, 방충제 매출 전년대비 2배

난데없이 전 국민이 ‘살인진드기’ 공포에 휩쓸리게 되면서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진드기 퇴치 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방충제 구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가량 훌쩍 뛰었다는 후문이다.

국내 첫 ‘살인진드기’ 의심 환자가 보고된 이후인 5월 15일부터 26일까지 롯데마트 ‘쿨토시’와 방충제 매출을 살펴본 결과, ‘쿨토시’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늘어난 98.5%를 나타냈고 방충제도 2배가량 늘어난 34.5%의 매출을 냈다. 이마트도 첫 사망자가 보도된 이후인 5월 16일부터 28일까지 해충 퇴치제 상품이 전월 18일부터 30일까지의 매출과 비교했을 때 211.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외활동 시 몸에 뿌려 해충의 접근을 줄여주는 스프레이형은 평소대비 5배가량 매출이 급증했으며, 아웃도어 전용 제품 역시 매출이 3배가량 증가하고 있다.

또한 야외활동을 다녀온 뒤 진드기가 잘 기생하는 침구류에 부착하는 상품도 판매가 급증해 패치형태 상품의 경우 전년대비 273.7%, 침구용 스프레이 역시 549.3%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국립보건연구원이 시중에 나와 있는 방충제 대부분은 집진드기에 최적화돼 있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작은소참진드기 박멸용으로는 부적절하는 발표를 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인지 방충제나 쿨토시 등의 매출은 여전히 증가 추세다. 연구원 측은 “방충제보다는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 토시 등으로 피부가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막는 게 효과적”이라며 “특히 등산이나 캠핑을 즐기는 아웃도어 마니아들이라면 요즘 같은 시기에는 외출 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웃도어 해충방지 기능성 제품 봇물

최근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해충 방지 기능성 제품 출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충의 접근을 막는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에 관한 소비자의 문의 역시 급증하고 있다.

밀레는 기능성 소재 안티버그(Anti Bugs)를 사용한 미샤벨 재킷을 출시했다.

안티버그란 국화류의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방충 성분으로 해충의 움직임을 둔화시키고 접근을 방지한다. 인체에 무해해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의류 적용을 허용한 유일한 방충 성분이자 세계건강기구(WHO)에서도 진드기와 벼룩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을 권장하는 성분이기도 하다.밀폐된 시험관 내에서 안티버그 처리를 한 원단과 그렇지 않은 원단을 나란히 두고 이집트 숲모기와 흡혈 진드기를 대상으로 자체 실험을 거친 결과 안티버그 원단 쪽으로는 모기와 진드기가 전혀 접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학 밀레 마케팅팀 이사는 “이미 한낮에는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산이나 숲 속은 도심보다 기온이 낮고 일교차도 크기 때문에 아웃도어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안티버그 소재를 사용한 긴소매 방풍 재킷을 챙기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벌레는 나일론 소재의 밝은색 옷을 기피하기 때문에 화이트, 핑크, 라임 등 밝은색으로 출시된 미샤벨 재킷을 찾는 고객이 더욱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LS네트웍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잭울프스킨은 영국 헬스가드사에서 개발한 바이털 프로텍션(Vital Protection) 소재를 사용한 모스키토 사파리 팬츠를 출시했다. 바이털 프로텍션은 인체에 무해한 살충 성분이 함유되어 착용했을 때 일반 소재 대비 각종 해충의 접근성을 약 45%가량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자체 연구 결과 밝혀졌다.

해충을 쫓는 아웃도어 스카프도 나왔다. 라푸마 멀티스카프는 ‘안티 모스키토’라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여름철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되도록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안티 모스키토는 소재 자체에 첨가된 특수한 향이 모기의 촉각을 자극, 흡혈활동 전에 모기를 쫓는 원리다. 자외선 차단율도 99.9%에 달하는 등 신체로부터 땀을 빠르게 흡수, 건조해 항상 쾌적하고 편안함을 유지시켜 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팰주식회사의 오프로드(OFFROAD)는 여름철 야외활동의 필수 아이템인 방충 티셔츠 4종을 출시했다. 오프로드의 방충 티셔츠는 약제 용액에 원단을 침지시켜 건조 가공한 소재를 사용해 착용자의 체온을 통해 향이 피워져 진드기 같은 해충을 퇴치해 주는 효과가 있다. 방충 티셔츠에 사용된 버그 와이퍼(Bug Wiper) 소재는 국화 추출물이 함유되어 있어 해충 방지 기능과 세탁 내구성이 우수하다.

오프로드의 브랜드 관계자는 “여름철 야외활동의 가장 큰 적 중 하나가 바로 수많은 해충이다. 오프로드의 방풍 티셔츠는 해충 없이 쾌적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데 도움을 주는 아이템”이라며 “여름철 캠핑을 즐기는 분들에게도 강력 추천하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