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놓기엔 왠지 아쉽고 붙들고 있자니 손을 델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에서 주식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주식운용본부장들은 하반기 증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상승 추세는 이어지지만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들은 하반기에도 증시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 상승률이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회복속도가 빠르지만 기업실적과 맞물린 상승이기에 과열은 아니라는 것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본부장은 “최근 증시는 전 세계 경기회복의 징후를 보고 오른 게 아니라 기업실적이 좋게 나왔기 때문에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4분기에도 증시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하며 “우리나라와 미국이 바닥을 벗어났기 때문에 지표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속도 차이는 있지만 선순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볼륨회복과 기업이익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올 3월 900선에서부터 1600까지 가파르게 올라왔지만 아직 과열은 아니라는 평가이다. 이에 일각에서 지적하는 버블 논란에 대해서도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강선식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증시는 경제를 반영하는 기본적인 툴이기 때문에 기업경쟁력이 주가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증시가 과열됐다는 일부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투신은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기 때문에 주식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시장에 과열은 없다”라고 일축하며 “증시는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모든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상승속도에 대해서는 상반기 같은 급격한 상승장은 없을 것이라며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측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본부장은 “수급으로 보면 펀드환매로 인한 자산재구성의 과정이 하반기에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이에 배당수익률, 자산가치가 높은 주식을 선별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주가상승률이 별로 없었던 종목을 매수 중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올해는 우선주에서 수익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보통주와 차익이 많이 나는 우선주를 매입해 큰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최근 증시가 조정받고는 있지만 주춤거리더라도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반기 증시 상승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어떤 의미에서 출구전략은 이미 진행 중으로 금리인상 한 가지만 남은 것 같다”면서
“만일 금리가 인상될 거라는 신호가 나오면 증시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금리인상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시장에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어 긴축 시그널이 오면 증시는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식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세계 경기회복 둔화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가는 6개월 먼저 선행하기 때문에 그동안 상승했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될 경우 생각보다 안 좋다는 실망감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닥과 천장은 지나봐야 아는 것”
하반기 주목해야 할 섹터에 대해서 강선식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경쟁력 제고로 이익을 낼 수 있는 IT, 자동차, 은행업종이 하반기에도 상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그동안 소외주였던 통신과 내수주를 주목했다. 또한 상반기 강세였던 IT, 자동차가 하반기에도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IT, 자동차, 금융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녹색성장, LED, 2차 전지 등의 테마 중 실제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그 기업을 신뢰할 수 있느냐가 종목선정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라고 말했다.

타 기업 대비 경쟁력과, 오너가 어떤 생각을 하는 인물인지가 중요하다는 것. 또한 역사가 10년 이상 됐고, 주가가 30~40% 언더밸류인 종목을 선택한다고. 이때 분할대응은 필수다.

그는 또 평소 투자에 참고하는 지표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유가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유가가 올라가야 경기가 좋아지는 신호라는 것이다.

겨울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빠지면 경기가 안 좋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OECD 경기선행지수’를 참고한다고 조언했다. 경기지수가 먼저 턴하기 때문이다.

강선식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영업이익률, 자산가치를 나타내는 PBR, 실제 기업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EPS 등과 업종의 추이, 트렌드를 종합해서 종목을 결정한다고 답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증시에 대한 논쟁이 뜨겁지만 바닥하고 천장은 지나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증시는 단기적으로는 오버밸류, 언더밸류 등 논리적이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분할대응이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