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에 문제가 생겨 부득이하게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 등의 조치를 제때 취하지 않으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작력에 문제가 생기고 연이어 소화기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경제적이고 손쉬운 치아건강법은 평소 올바른 칫솔질을 통한 사전 예방이다.

둘째까지 출산 후 육아를 어느 정도 마친 정은경(39)씨는 취업을 준비하던 중 안타까운 고민에 빠졌다. 출산과 육아에 온 신경을 쓰느라 정작 자신의 치아상태를 살피지 못한 것이다. 시리고 아파도 나중에 치료를 받으면 되겠거니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치아에 충치가 심해져 결국 발치를 해야 할 정도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모유를 수유하고 허기를 느껴 밤늦게 야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던 버릇이 준 호된 벌이었다. 담당 주치의는 충치가 심한 치아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을 권유했다. 당장의 통증 때문에라도 발치는 피할 수 없지만 임플란트는 취업일정에 지장이 있을 것 같고 비용적인 부담도 있어 다음번으로 미뤘다.

치아에 문제가 생겨 부득이하게 발치를 하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치과의사들은 발치한 후 임플란트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고 경고한다. 가장 먼저 저작력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소화기관에도 연이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1차로 섭취된 음식물은 입안에서 충분히 침과 섞이고 잘게 부서지는데 이와 같은 과정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결국 소화기관에 부담이 더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상실된 치아를 방치할 경우 부작용이 따르게 되는데 발치된 공간에 인접한 치아와 맞물리는 치아가 빈 공간의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임플란트와 같은 보철치료조차 불가능하게 된다. 결국은 부정교합으로 까지 이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발치한 위치에는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부분틀니나 브릿지, 임플란트와 같은 저작기능이 일부 가능한 보철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아관리에서 간과하는 부분 중 하나가 치아에 생긴 문제가 치아에만 머무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구강 내 침분비가 줄어들며 건조한 구강 내에서 세균이 빠르게 번식해 치주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 음주와 흡연은 치주질환을 더욱 악화시킨다. 따라서 사회생활이 활발한 중장년층도 젊었을 때만큼이나 치아와 잇몸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치주질환으로 인한 구강 내 세균은 당뇨나 심장병과 같은 전신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주염 원인세균은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내 콜레스테롤 침착을 유도해 협심증이나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을 뿐만 아니라 남성 환자에게는 발기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에 의학저널에 소개되었는데 터키 이노누 대학 의과대학 비뇨기과 연구팀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건강한 남성에 비해 발기부전 가능성이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밖에도 치주염 원인 세균은 혈당조절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인슐린 기능을 방해해 당뇨 환자에게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당뇨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치주염에 걸릴 확률이 2배가량 높아 더욱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 치주염 원인 세균이나 치석 등은 뇌혈관을 막아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흔히 잇몸병은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비교적 가벼운 질환의 치은염에서 시작해 치아뿌리에까지 염증이 퍼지는 치주질환으로 이어진다. 이때 손상된 잇몸은 회복이 어렵고 치료가 힘들 뿐만 아니라 치아뿌리가 흔들리면 치아 상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치주질환의 예방은 올바른 칫솔질이다. 가장 경제적이며 손쉬운 방법으로 어려서부터 수없이 들어온 내용일 것이다. 칫솔질을 통해 플라크를 제거하고 잇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칫솔질만으로 치아관리가 어렵다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전동칫솔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가격과 기능이 다양하므로 자신에게 맞는 제품으로 꾸준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전동칫솔은 음파식과 회전식으로 구분되는데 음파칫솔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기환 현대유비스병원 치과 과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이화의료원 치과학교실 외래교수•대한구강약안면 임플란트학회 정회원•대한구강약안면 성형외과학회 인정의 및 정회원•구강약안면외과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