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사는 법●

‘맛있게’ 꿈을 먹는 법

일반적으로 ‘꿈’ 하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듣기만 해도 심장의 박동이 빨라질 만큼 가슴이 벅차오르는가. 아니면 이제는 빛바랜 첫사랑 같은 아스라함이 떠오르는가.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노숙자에서 3만달러를 운용하는 월스트리트가의 전설적 인물이 된 크리스 가드너의 일생을 다룬 영화다. 크리스 가드너의 입지전적 삶을 다룬 이 영화에서 그는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
“누구도 너에게 ‘넌 할 수 없어’라고 말하게 하지 마라. 절대로 남이 네 꿈을 포기하게 해선 안 돼. 앞으로 달려가는 거야. 꿈이 있다면 지켜내야 해.”
때로 꿈은 남이 못 보고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외롭고, 온몸이 부서지더라도 끝까지 모든 걸 걸고 해야 하기에 무모해 보이기조차 한다. 때문에 꿈을 사수하노라면 음해를 거는 요소가 한두 개가 아니다. 따라서 꿈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 효용성에 음해를 거는 외부, 내부의 다음 5적부터 초전박살하는 게 필수다.
외부의 제1적은 꿈을 가진 사람은 피곤하고 독선적이란 것이다. 2적은 꿈꿀 시간에 차라리 하나라도 일을 하라는 실용주의적 견해, 그리고 3적은 ‘깨몽’하라며 무모함을 가리켜 재를 뿌리는 경우다. 전자가 외부적 요소라면 자기 내부의 적도 만만치 않다. 4적은 꿈을 꾸지 않으면 겪지 않아도 될 좌절감을 피하란 유혹, 그리고 마지막 5적은 꿈 성취 후 올 허탈감 때문에 꿈꾸길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이 빗발치는 5적의 총탄을 피해 꿈을 지키기 위해선 어떤 방탄조끼를 입어야 할까.
K회장을 뵈러 지방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분은 백화점 회장이자 본인이 직접 작가로도 활동하시는 분이다. 백화점 주변 조각품, 사무실 엘리베이터 소품, 입구 인형에도 온통 ‘I’m hungry. I wanna eat a dream.(나는 배고프다. 꿈을 먹길 원한다)’ 글귀 투성이였다. 꿈에 대한 절규에 가까운 글귀로 주위를 온갖 도배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나는 꿈꾼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을 절대 신봉합니다. 꿈이 없이 산다는 것은 죽는 것과 다를 바 없지요. 꿈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직도 나는 꿈 고파요. 그래서 꿈을 먹는다고 표현했지요.”
한끼 밥을 배불리 먹었다고 해서 그 다음 끼니를 안 먹을 수 없듯 꿈은 죽을 때까지 포기할 수 없는 삶의 끼니요, 에너지란 이야기였다.
꿈은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등대라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늘 이런 말씀을 하신다.
“꿈을 이룬 후 허탈감이나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조바심이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는 매해 3, 5,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웁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춰 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금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점검하고, 새롭게 꿈을 키우지요.”
꿈이 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림그룹 부회장을 거쳐 지금은 대림대학에 계신 제갈정웅 이사장도 꿈 예찬론자다. 그는 자신의 꿈파일을 1986년 처음 쓰기 시작, 지금까지 쓰고 있다. 매년 차곡차곡 업그레이드시켜 지금은 꽤 두툼하다. 그는 꿈파일을 자신의 가방에 늘 소지하고 몸에서 잠시도 떨어뜨리지 않을 만큼 애지중지하는데 우연히 볼 기회가 있었다. 드림리스트, 그런데 보통 사람의 것과 다른 이색적인 게 눈에 띄었다. 바로 자신의 꿈을 회사의 꿈과 조화시켜 함께 연동하도록 꾸민 것이었다.
예컨대 자신의 소속사인 A그룹이 태동기엔 어느 면에 전력투구해야 하므로 자신은 어떻게 하겠다, 그 다음 연도엔 어떤 계획을 그룹 차원에선 세워야 하므로 자신은 이런 꿈을 세우고 노력하겠다는 등의 개인과 조직 간 연동 체제가 갖춰져 있다는 식이다.
독자 여러분, 새해를 맞아 좋은 꿈을 기획하시라. 그리고 매일매일 이끼 끼지 않도록 굴리고 키우시라. 꿈은 불황보다 강하리니….

김성회 (blizzard88@naver.com)
■ 연세대학교 국문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세계일보 기자로 활동하다 현재 강남구청 공보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준비하는 미래는 두렵지 않다》 《CEO의 습관》이 있다.

김진욱 기자 action@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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