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계란이 자주 보인다 했다. 지난 3월 31일은 부활절이었다. 유통업계는 계란 파느라 바쁜 일주일을 보냈다. 계란 판매량은 지난주에 확실히 급증했다. 구운 계란, 훈제란, 생계란 판매량이 모두 늘었다. 여기에 계란형 비누, 계란화분 등 이색상품도 덩달아 매출고를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옥션에서는 지난 일주일(3월21일~27일) 동안 구운 계란과 훈제란 판매량이 전주 대비 147%증가했다. 생계란 판매도 45% 정도 늘었다. 지마켓에서도 구운 계란 판매가 전주 대비 169% 늘었다. 평소 보기 힘든 흰 계란도 이 때면 나타난다. 흰 달걀을 대규모로 납품 생산할 수 있는 농장은 국내에 단 세 곳 밖에 없다.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이 때 만큼은 흰 계란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계란은 개당 360~450원 사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13’에 따르면 올해 국민들은 작년 보다 계란을 더 많이 먹을 것으로 보인다. 전망에 의하면 올해는 가격 하락과 생산량 증가로 국민 1인당 계란 소비량이 지난해 보다 3.4% 늘어난 12kg으로 추정된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에는 계란 값이 좀 비싸기도 했다. 왜 비싼가 했더니만 꿍꿍이가 있었다. 계란유통협회에서 계란 할인폭을 강제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협회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200만원을 부과했다. 협회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계란 도매가 할인 폭을 일방적으로 정한 뒤, 회원사들에게 통보해 왔다.

어찌됐건 계란을 많이 먹는 건 좋은 일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6월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나라의 경제가 좋을수록, 그리고 평균수명이 길수록 계란소비량이 증가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돈과 ‘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갑이 두둑해 지면 사람들은 강남 노른자위에 땅을 산다. 그리고 공연도 알(R)석에서만 본다. 알짜, 알속, 알맹이와 같은 단어의 뜻만 봐도 느낌이 팍 온다.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한편 돈을 벌기 위해 알을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알박기다. 8년 전 알박기의 끝판왕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을지로 7가 복합 쇼핑몰 부지 0.2평의 땅을 8억500만원에 판 사람이다. 0.2평은 쫙 핀 신문지 1장 너비다. 당시 시가로 따지면 400만~500만 원에 불과한 땅을 1만1500% 비싸게 팔아넘긴 셈이다. 장본인인 부동산업자 김 씨는 결국 불구속 기소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알박기의 신화로 회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