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삼성 아몰레드폰보다 화질이 뛰어난 HD LCD를 채용했다고 주장한 ‘뉴 쵸콜릿 폰’


LED TV 두께 논란으로 신경전을 펼쳤던 양사는 다시 삼성 아몰레드폰과 LG HD LCD폰의 화질 경쟁이 점화되면서 또 다른 경쟁이 야기되고 있다.

앞서 경쟁을 벌였던 LED TV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삼성을 LG가 바짓가랑이 붙잡는 격이다.

삼성에 대한 LG의 입장은 가히 공격적이다. 과거에도 종종 삼성전자와 공방을 벌였지만 지금처럼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다. 양사의 신경전을 지켜보는 업계의 반응은 부품사업에 뒤처진 LG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의 신경전은 기울기가 한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삼성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반면 LG는 여태껏 해왔던 2등 기업의 행보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는 TV시장과 마찬가지로 세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삼성전자는 빠른 길을 가고 있고, LG전자는 여태 해왔듯이 느릿한 행보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아레나폰


부품사업에 뒤쳐진 LG의 과민반응?
삼성은 새로운 기술개발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에서 잇따라 신제품이 발표되는 반면, LG는 시장이 막 시작되면 그때서야 개발에 착수해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되는 시점에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형국이다.

이런 LG의 행보는 AMOLED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삼성, 노키아, 소니에릭슨의 치열한 경쟁구도와는 달리 LG는 한편으로 비켜나 있다.

시장이 커질 대로 커져서 마지못해 진입한다는 투를 견지하고 있다. 남이 애써 키워놓은 재산을 나눠 먹자는 식이다.

지난해 2월 LG전자는 국내 최초로 AMOLED 양산폰을 출시한 바 있다. 먼저 양산폰을 내놨기 때문에 시장 선점에서도 삼성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었다.

시장에서는 “LG가 삼성보다 앞서가는 제품도 있구나”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획기적이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현재의 입장은 180도 바뀌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성이 없고 시기 상조”라며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으로 향후 1~2년 동안은 주력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 시장성숙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왜 입장이 바뀐 것일까. LG는 ‘가격’에 대한 정책적 고려 때문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경우 안정된 AMOLED 공급원을 확보한 상황인 데 반해 LG는 원활한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LG는 패널수급도 원활치 못해
LG디스플레이가 AMOLED를 생산하고는 있지만 수급 상황은 원활치 않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구미 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해 AMOLED 라인 증설에 나선 만큼 조만간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물량 수급이 더욱 원활해진다면 LG전자 역시 시장성에 대한 견해가 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키아는 대만에서, 삼성전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서 AMOLED를 제공받는다.

LG전자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AMOLED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늦은 만큼 최근 출시한 HD LCD로 시간을 끌며 AMOLED의 화질과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사용한 AMOLED 기술이 펜타일 방식을 썼기 때문에 해상도 구현에 문제가 있어 글씨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거나 색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AMOLED와 TFT LCD 사이의 색상 차이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짚었다. 색상을 구현하는 디자이너가 TFT LCD 모니터에서 아이콘 등을 디자인하다 보니 실제 사용한 색상이 AMOLED에서는 다르게 보인다는 것.

LG전자 관계자는 “AM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라는 점은 명확하고 LG전자도 AMOLED를 이른 시일 내 도입할 예정이지만 경쟁사 제품은 불완전한 해상도와 비싼 가격 등 단점이 많아 10년간 기술을 축적한 TFT LCD를 대체하기는 아직 무리”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선점을 외치고 나선 삼성, 노키아 등은 AMOLED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했지만 LG는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뒤늦게 패널확보에 뛰어들어 혼란이 가중됐다.”며 “결국엔 LG디스플레이가 부품 공급을 원활하게 진행할 즈음에 시장에 진출할 것이며 그전까지는 시장확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가운데)이 AMOLED를 탑재한 ‘햅틱 아몰레드’를 선보이고 있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