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부자들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렇다. 솔직히 3월 대히트 친 BW와 CB 같은 메자닌 채권을 어떻게 알고 투자하겠는가. 공모 청약이 시작된다고 할 때 몇몇 고객들이 찾아와서 채권의 종류가 뭐가 있냐며 나한테 강의까지 신청했다.

솔직히 그 당시 공부했던 고객들은 코오롱과 기아차, 그 후에 나왔던 채권으로 많은 수익을 벌었다.

그런 고객들은 지금 주식 종목을 보는 방법 등을 공부하고 있다. 향후 공부하지 않으면 수익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토론을 신청하는 고객도 있는지.

물론이다. 최근 대형주에 돈을 묻어두는 고객들은 어느 종목이 좋을지 물어보기도 하지만 스스로 종목을 몇 개 들고 와서 장단점을 따져본다.

예전에는 PB를 통해 종목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PB와 토론하길 원한다. 또 마음이 맞는 이들을 찾아 주식 토론 모임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 속에서 시장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어떤 종목이 좋은지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러면 PB의 할 일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고객들은 언제나 PB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자신의 의견이 맞는지 확인해 줄 상대가 필요해진 것일 뿐이다.

예전에는 PB가 ‘골라주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시장을 같이 봐주는 동반자’가 된 것이다. PB와 자신의 의견이 일치한다면 고객은 보다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세미나가 많아질 것 같다.

아무래도 PB가 세미나를 지금보다 많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고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더 많아질 테니까.

앞으로는 공부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시대인만큼 부자들도 남들보다 먼저 공부해서 돈을 벌 기회를 찾고 있다. 지금도 세미나 언제냐며 문의하는 전화가 북새통이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