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클리닉●

기침 오래 지속되면…

기침 때문에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초기에 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 짧게는 2~3주, 보통 2~3개월, 어떤 경우는 몇 년씩 기침을 하고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보통 기침은 감기나 기관지염 혹은 천식 등으로 발생되며, 너무 건조한 곳이나 먼지가 많은 곳, 오염된 공기 속에서 작업하는 경우에 특히 많이 발생된다. 일반적으로 기침은 감기로 시작을 하며, 1~2주 정도 경과하면서 감기와 같이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감기 증상은 다 좋아졌는데 유독 기침만 낫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 병은 기관지 질환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병이 깊어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기관지 치료를 하지 않고 감기가 낫지 않는다고 계속 감기약만 먹다가 기관지염이 만성화되어 버리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감기가 1~2주 이상 경과할 때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며, 조기치료로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의하여야 할 사항이 있다. ‘건조한 것’과 ‘찬 것’이 그것이다. 코, 기관지, 폐는 항상 점막이 촉촉하게 젖어 있어야 최상의 기능을 할 수 있다. 건조한 곳에서 활동을 오래 하든지, 건조한 곳에서 잠을 자고 나면 코 안이 바짝 마른다든지, 아니면 오히려 코가 막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코가 하는 기능, 즉 이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이나 호흡기로 흡입되는 공기를 체온과 같은 온도로 만드는 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감기나 편도선염, 기관지염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기관지 점막이 말라 들어가면서 마른기침을 자꾸 하기도 한다.
‘추운 데서 오래 떨고 난 후라든지, 찬 음료나 찬 음식을 먹고 나면 기침을 시작한다든지, 더 심해진다’는 말은 환자와 상담 하다보면 늘 듣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찬 공기를 많이 쐬는 것이나 몸을 차게 하는 것이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환자는 특히 추운 겨울 새벽이나 밤에 찬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피해야 하며, 찬 음식이나 찬 음료를 가급적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관리가 필수적이다.
건조함이나 찬 것 외에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을 때나, 과로나 큰 병을 앓고 난 후, 체력의 저하도 점막을 마르게 하거나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나 기관지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기침을 할 때 희거나 누런 가래가 많이 나오는 경우와 가래는 거의 없는 마른기침을 하는 경우로 나누어볼 수 있다. 기침은 가래를 배출시키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가래가 많은 경우, 가래를 제거해 주는 거담제를 쓰면 기침이 빨리 멎게 된다. 그러나 기침은 많이 하는데도 가래는 거의 나오지 않고, 목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조이는 느낌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이런 경우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진단할 수도 있는데, 대부분 기침을 오랫동안 하거나 몸이 차고 허약한 환자에게서 기관지가 약해지거나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일어나는 증상이다. 이런 경우 진해 거담시키는 약보다는 오히려 기관지를 보하고 윤택하게 하는 약물을 쓰는 것이 훨씬 좋은 효과를 본다.
호흡기 질환 환자는 항상 건조하지 않게 습도 조절을 잘 해주고, 따뜻한 물을 수시로 먹어주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치료 및 관리, 예방에 필수적인 관리법이다.

변희승 여의도한의원장
(jadenjh@hanmail.net)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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