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서비스가 아닌 카드 그 자체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단조롭던 플라스틱 겉옷을 벗어던진 것이다.

현대카드는 7월 초 국내 최초로 티타늄으로 만든 카드를 출시했다. 연회비가 200만원인 ‘더 블랙’ 카드 회원에게 제공되는 이 카드의 제작비는 일반 카드의 300배인 10만원 수준이다.

대부분의 공정을 금속공예 장인들이 수공업으로 진행, 하루 최대 생산량이 10장 남짓하다. 그야말로 카드업계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내구성이 강한 데다 일반 카드보다 3배나 무거워 ‘무게감’을 더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BC카드는 친환경 소재의 한지카드를 6월 말 선보였다. 이 카드의 소재 70%는 ‘한지’이다.

이를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인 PET로 감싸 물에 젖지 않도록 했다. 기존 PVC 카드는 소각 처리하면 암 유발물질인 다이옥신이 발생하지만, 한지카드는 이런 염려가 없고 매립해도 생분해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7월 ‘향기카드’를 내놨다.

표면에 특수 금속판을 부착, 향수를 뿌리면 최장 1개월 이상 향기가 지속된다. 같은 향수를 뿌리면 향을 유지할 수 있고, 다른 향수로 바꿀 수도 있다.

BC카드는 더불어 이달 중 단말기에 카드를 대면 특정 음이 나는 ‘소리카드’도 출시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의 KB카드가 지난해 출시한 ‘레더카드’는 현재 61만장이나 보급됐다. 이 카드는 표면을 특수처리해 악어와 타조 가죽의 질감이 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의 대표카드인 ‘우리V포인트카드’는 내부에 발광 LED 단자를 삽입해 단말기에 가져가면 빛이 난다. 6월 말 현재 13만4000장이 발급됐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