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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살인 아들 영태는 어릴 적부터 조금 통통하긴 했지만, 요즘 들어 부쩍 살이 쪄서 걱정입니다. 밥은 잘 먹지 않는 편인데도 점점 살이 찝니다. 엄마가 직장에 다니시다 보니 아침은 거의 먹지 않고 집에 와서는 과자나 빵으로 배를 채울 때가 많습니다. 영태가 좋아하는 음식은 피자나 햄버거, 돈가스와 같은 기름지고 푸짐한 음식들이고 물보다는 탄산음료를 좋아합니다. 늦게 퇴근하시는 엄마 덕분에 저녁 식사는 저녁 8시에나 하게 되고 한끼 식사량은 아빠를 능가합니다. 늦은 저녁 식사에도 불구하고 영태는 학교 숙제를 하면서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또 먹습니다.영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제법 공부를 잘하는 영태는 학교에 다녀오면 혼자서 공부하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컴퓨터 게임을 합니다. 점점 몸무게가 늘다보니 축구나 태권도 같은 운동은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요즈음에는 자신감도 떨어져보이고 무척 말수가 적어졌습니다. 가끔씩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꿈을 꾸기도 한답니다.

상긴 사례를 단 한마디로 진단한다면 소아청소년 비만이다. 소아 · 청소년 비만이란 같은 또래집단과 비교하여 비만인 경우를 말한다. 소아 · 청소년 비만을 진단히는 방법은 비만도, 체질량 지수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같은 연령, 같은 성별 집단의 체질량 지수 분포에서 상위 95% 이상이 될 경우 소아 · 청소년 비만으로 진단한다체질량 지수란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지수를 말한다. 소아 · 청소년 비만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환경적인 요인 같은 일차성 비만과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질환, 약물 등에 의한 이차성 비만으로 나뉘어지지만 99% 이상이 일차성 비만이다.부모가 모두 비만이면 자녀가 비만일 가능성이 70~80%이며 어머니가 비만하면 비만 위험성이 2배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한데 과도한 음식 섭취, 잘못된 식사 습관, 운동 부족,가정 환경적인 요소가 소아 · 청소년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최근에는 식생활이 서양화되고 경쟁적인 교육환경으로 인해 소아 · 청소년의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비만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10소아·청소년 비만을 질병으로 진단할 만큼 큰 문제는 무엇일까?첫째, 고혈압, 당뇨병, 지방간, 고지혈증과 같은 주로 성인에게 발생하는 생활습관병이 소아 · 청소년과 같은 연령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만으로 발생한 생휠습관병이 비만이 교정되지 않는 한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수 있다.둘째, 비만한 체형으로 인해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근력이 약화되고 각종 운동 능력이 약회될 수 있다. 이처럼 운동 능력이 약화되면 운동 기피 현상이 생기게 되어 점차 운동 능력을 회복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셋째, 수면 무호흡증, 비만과 관련된 암, 관절염, 변비 등과 같은 생활습관병이 아닌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넷째, 타인에게 게으른 인상을 주어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소아 우울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신체정신적인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아청소년 비만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질환과는 달리 소아 · 청소년 비만은 포괄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비만아가 속해 있는 가족, 학교,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아직 나이 어린 비만아들에게 무조건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적절히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체중 관리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하여 함께 치료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소아 · 청소년 비만의 경우 성장기에 있으므로 비만 치료를 할 때 무조건 식사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균형잡힌 식사를 하면서도 가능한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정상 지방섭취를 권하고 싶다. 또한 패스트푸드, 과자, 탄산음료와 같은고열량 간식은가능한 줄일 수 있도록 가족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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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건강보험 제 2009.1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