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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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의 전체 손실 규모는 5조8000억∼8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5일 건설업 신용 이슈에 관한 세미나를 열고 신용등급 AA급을 제외한 건설사 17개사(A∼BBB급)를 상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한신평은 부동산 경기가 현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저하되거나(케이스1) 급격히 악화되는(케이스2) 상황을 가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PF보증과 엑시트(투자금 회수)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한 책임준공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의 손실 규모를 이같이 추정했다.

PF보증 손실은 PF 상환 재원이 부족하거나 본PF 전환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손실금액이다. 미분양 손실은 저조한 분양실적이 지속할 경우 회수하지 못하게 되는 공사대금 등이다.

대부분의 잠재손실은 A급 건설사에 집중됐다. A∼BBB급 건설사의 PF보증 규모 15조9000억원 가운데 잠재손실은 4조3000억∼6조5000억원이며, 미회수 공사대금 관련 부실 규모는 1조5000억∼2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신평은 "향후 관련 손실이 순차적으로 현실화할 경우 부채비율 등 재무안전성 저하가 예상된다"며 "건설사 합산 자본규모 대비 잠재손실 비중은 17∼26% 수준"이라고 짚었다.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악화를 가정한 '케이스2' 기준, 건설사 합산 부채비율은 현재 188.2%에서 281.7%까지 상승하며, 부채비율 300% 초과한 업체는 현재 2개에서 7개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올해 건설사의 리스크로 미분양과 PF 우발채무를 꼽았다.

전지훈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올해는 계열지원, 자구안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나 PF 우발채무 부실화 여부가 건설사 신용도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 회사채 정기 평가 때 PF보증이나 미분양 리스크가 큰 건설사의 유동성 관리 수준과 부실 인식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은 올해부터 건설사 평균 분양률 하락이 가시화되고, 주택 공급 감소에도 올해까지 입주 물량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분양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작년 말 한신평 평가 대상 20개 건설사의 합산 PF보증 규모는 30조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경기 침체로 인해 착공이 연기되고 본PF로 전환이 지연되는 등 미착공 PF 보증이 해소되지 못해 PF보증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신평이 건설사의 합산 PF보증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도급사업 중 분양 부진 착공사업장, 지방 주택, 비주택 미착공사업장 등 리스크가 높은 현장이 약 12조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태영건설을 제외하고 작년 말 기준이다. 

주요 모니터링 대상 건설사로는 롯데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등을 제시했다.

업체별 PF(도급+정비)보증 규모는 현대건설이 9조2000억원(도급사업 5조4000억원, 정비사업 3조8000억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롯데건설(5조4000억원), GS건설(3조3000억원), HDC현대산업개발(2조5000억원), DL이앤씨(1조7000억원), 포스코이앤씨(1조3000억원), SK에코플랜트(1조원), IS동서(6000억원), DL건설(5000억원), 한양(4000억원), 호반건설(4000억원), KCC건설(3000억원)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