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분쟁을 겪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지주사) 실장이 OCI그룹과 통합하면 3년간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주주총회(28일)를 4일 앞두고 총수 일가가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며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임 실장은 24일 밤 입장문을 내고 “오빠와 동생은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며 “통합 마무리 이후 OCI홀딩스에 요구해 향후 3년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하겠다”고 밝혔다.

장남과 차남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비싸게 팔려 한다고 다시 주장한 것이다. 앞서 6일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에서 “형제야 말로 이번 합병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장하는 등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모녀 측이 주총을 앞두고 ‘막판 뒤집기’로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제(23일) 한미사이언스의 2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측의 손을 들며, 모녀측 지분에 국민연금 지분을 더해도 형제측 지분이 더 많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20.5%에 이르는 소액 주주들의 표심이 주총 표 대결의 승자를 가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