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사. 출처=각사
4대 금융지주 본사. 출처=각 사

22일 4대 금융지주 중 3개 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이른바 ‘슈퍼 주총 데이’를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가 정기 주총 시즌에 돌입했다. 올해 금융지주 주총에는 ‘주주환원 확대’와 ‘지배구조 개편’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오며 이목을 끌었다. 이날 열린 주총에서는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되며 주주환원율이 지난 2020년 20%대 수준에서 30%대로 올라서게 됐다.

4대 금융지주 중 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정기 주총에서 평균 35%의 주주환원율을 확정했다. 새 사외·사내이사 선임도 원안대로 마무리했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을 비롯해 ‘사내이사 3인 체제’로 변모했다.

KB금융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6기 정기 주총에서 2023 회계연도 재무제표·이익배당 승인의 건과 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 주요 안건을 승인했다.

KB금융은 지난해 기말 주당 배당금으로 결정한 1530원을 이날 주총에서 승인했다. KB금융의 연간 배당은 주당 3060원으로 2950원이었던 전년보다 110원 늘었다. 연간 주주환원율은 27.9%에서 37.5%로 10%포인트(p)가량 뛰었다.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하면 업계 최고치인 38.6%까지 오른 수준이다.

새 사외이사로는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선임했다. 기존 권선주, 오규택, 최재홍 사외이사와 이재근 기타비상무이사(KB국민은행장)도 재선임했다. 사외이사 수 7명과 여성 이사 수 3명은 그대로 유지했다.

같은 날 하나금융도 서울 중구 명동 사옥에서 제19기 주총을 열었다. 하나금융은 기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에 더해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사내이사 3인 체제를 구축했다. 통상 금융지주사는 대표이사 회장 1인만 사내이사로 두고,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은 비상임이사 등으로 이사회에 참여한다.

4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주영섭 전 과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3명의 사내이사와 9명의 사외이사 등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작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1600원을 현금 지급하기로 했다. 연간 배당금은 3400원으로 지난해보다 50원 늘었다. 주주환원율은 33%로 지난해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27%였던 1년 전보다 6%포인트(p) 개선됐다. 하나금융은 중·장기적인 주주환원율 목표치로 50%를 잡고, 연내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의 배당금은 결산 배당 640원을 포함해 연간 1000원으로 정해졌다. 지난 2022년 1130원 배당에서 소폭 줄었다. 작년 처음 실시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은 26.2%에서 33.7%로 전년 대비 7.5%포인트(p)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약 1380억원의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을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수를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보강하고 여성 이사를 2명 선임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사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4대 금융지주 중 은행장이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이날 오후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안을 논의했다. 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홍콩H지수 ELS 분쟁 조정 기준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손실 확정 투자자와 접촉해 자율 조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투자자와 조정 비율 협의와 동의를 마친 후 일주일 내로 배상금 지급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으며, 신속한 자율 조정으로 적극적인 투자자 보호 실천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선제적으로 조정안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