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이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어머니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며, 경영에 복귀하면 시가총액 2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하자 한미그룹이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한미그룹은 21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연 기자간담회에서 임 대표가 “시총 200조원을 향한 도전을 하겠다”고 말한데 대해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임 사장이 “450개의 화학약품을 만들어 본 경험을 토대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힌데 대해선 “지금까지의 역량으로 100개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공허한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대 회장께서 왜 장남 임 사장을 확고한 승계자로 낙점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는지 생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한미사이언스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장∙차남의 손을 들어준 국내 의결권자문사 한국ESG기준원(KCGS)에 반박하기도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KCGS의 이사 후보 결격사유 가이드라인에는 ‘직전 임기 동안 이사회 참석률이 75% 미만인 경우’, ‘주주가 고려해야 할 주요 정보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감춘 경우’가 명시돼 있다”며 “KCGS 자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하지 않는 후보에 대해 ‘찬성’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임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미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 논의에 문제가 있다며 금융감독원과 같은 기관이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관련 제도를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괄계약으로 인수합병해야 하는데 유상증자(회사가 주식을 더 발행해 돈을 빌리는 방식)와 개인 간 거래를 각각 계약으로 나눠 문제가 없다는 듯이 하고 있다”며 “분쟁이나 경영권이 불완전할 때 생기는 필요를 공략해 사업 모델로 하면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