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포스터.
전시포스터.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이 소장한 ‘칠보산도(七寶山圖) 병풍’을 디지털 영상으로 표현한 전시를 한국과 미국에서 함께 개최하고 있다.

‘칠보산도 병풍’은 19세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회화 작품이다. 칠보산은 조선 전기의 문신 임형수(1514∼1547)가 1542년 3월에 유람을 다녀온 뒤 남긴 ‘유칠보산기(遊七寶山記)’가 널리 읽히면서 함경도 지역을 대표하는 명승으로 꼽혀왔다.

누가 그렸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개심사, 회상대, 금강굴 등 칠보산의 주요 명소와 웅장한 산세를 섬세한 필치로 묘사한 점이 특징이며, 10폭 병풍 형태인 이 작품을 펼치면 가로 460㎝, 세로 185.2cm 크기에 달한다.

기획전에서는 폭 22m, 높이 4.7m의 대형 디지털 화면을 통해 낮과 밤, 눈·비 등 시간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칠보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클리블랜드 현지에서도 ‘칠보산도 병풍’이 실물과 함께 폭 15m, 높이 3m의 디지털 화면으로 나란히 관람객을 맞는다. 

디지털 ‘칠보산도(七寶山圖) 병풍’. 사진제공= 국립고궁박물관
디지털 ‘칠보산도(七寶山圖) 병풍’. 사진제공= 국립고궁박물관

디지털 칠보산도 병풍에서는 ‘유칠보산기’ 속 480여 년 전 임형수의 발길을 따라가며 칠보산의 다양한 경승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 속의 임형수는 굽이치는 고갯길을 걷고, 폭포가 흘러내리는 굴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외국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의 보호와 활용을 위해 진행하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일환으로서, 국외의 한국 문화유산을 ‘디지털 영상 전시로 활용한 공유유산’의 첫 사례다. 공유유산은 2개 이상의 국가가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배우 류준열이 재능 기부 형태로 전시해설(내레이션)에 참여했고 클래식과 국악, 대중음악의 장르를 넘나드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이 음악을 맡았다. 전시는 5월 2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