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는 입만 진료하지 않는다> 아이다 요시테루 지음, 유난영∙김신혜 옮김, 정다와 펴냄.

저자는 구강(입과 코)이 전신 질환의 입구라고 강조한다. 구강과는 무관한 듯한 수많은 질환이 구강내 질병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강 내에 만성염증이 있으면 2차 감염으로 신장병, 고혈압, 당뇨, 아토피, 관절류머티즘, 수면 무호흡증, 코골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일본 굴조개 어부들은 하류에서 신선한 굴조개를 채취하려고 강 상류 지역에 나무를 많이 심는 등 상류 수질 관리부터 한다. 저자는 이를 빗대어 '상류(上流)의료'라는 개념을 내세운다. 이처럼 전신 건강을 위해선 구강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 입안은 ‘감염증의 온상’이다

책에는 ‘병소감염(病巢感染)’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신체 어느 부위에 국한된 만성 질환을 뜻하는 병소감염은 증상이 거의 없다. 있더라도 가끔 경미하게 나타나는 정도다. 하지만 그것이 원인이 되어 여러 장기에 기질적, 또는 기능적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병소감염의 1차 병소는 대부분 편도와 구강 내에 위치한다. 구강 질환이 전신 질환을 야기하는 셈이다. 감염성 심내막염 때문에 혈액 배양검사를 했더니 치주병균이 검출된 사례가 있다.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이 뇌출혈의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관절류머티즘으로 16년간 고생하던 31세 여성은 치과 치료 이튿날 통증이 사라졌고 2주 후에는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할 수 있었다. 치과 치료로 구강위생 상태가 개선되어 관절염의 병세가 호전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 코 호흡과 ‘아이우베’ 체조

호흡에는 코로 하는 ‘코 호흡’과 입으로 하는 ‘입 호흡’이 있다. 코는 유입되는 바깥 공기를 데우면서 습도를 높인다. 코의 점막과 코털, 콧물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미세먼지 등을 일차적으로 걸러낸다.

코로 숨을 쉬면 주요 호흡기질환인 감기나 천식, 비염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다. 나아가 심폐 기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코 호흡을 하면 자연스럽게 입을 다물게 되어 구강위생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입으로 호흡할 경우 공기 속 미세먼지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가 몸속 깊이 침투해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일본 정부가 어린이들에게 코호흡법을 집중 교육한 바 있다. 그 효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에서 인플루엔자로 인한 휴교가 사라졌고, 어린이들의 병원 진료도 줄었다고 한다.

당시 널리 보급된 것이 입을 닫고 코로 호흡하게 해 주는 ‘아이우에’ 체조였다. 일본에서는 ‘아이우베’ 체조라고 발음한다. 일본 이비인후과 명의로 꼽히는 이마이 카즈아키가 창안한 ‘아이우베’ 체조는 다음 순서대로, 하루 30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1) 먼저 '아~' 하고 입을 크게 벌린다. 목젖이 보일 정도로 한다. 입을 최대한 가로로 벌려 입모양이 타원형에 가까워지도록 한다. (2) '이~' 하고 입을 옆으로 벌린다. 앞니가 보이고 뺨의 근육이 양쪽 귀 앞에 모이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한다. 목에 근육이 불거져 나올 정도로 하면 더욱 좋다. (3) '우~' 하고 입을 쭉 내민다. 한껏 입술을 앞으로 내민다. (4) '베~' 하고 혀를 내민다. 혀끝을 아래턱까지 길게 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