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 주인 이번주 상장법인 371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22일까지 12월 결산 상장사 중 삼성전자·현대차 등 371개사가 정기주총을 열 예정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02개사, 코스닥시장에서는 오스템 등 164개사, 코넥스시장 상장사 5개 사의 정기주총이 이 기간에 예정돼 있다.

특히 이달 21일과 22일 각각 142개 상장사의 주총이 집중적으로 개최되는데 이어 28일에는 상장사 235곳이 주총을 열 예정이어서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로 떠올랐다.

올해 주총 시즌 최대 이슈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주요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과 소각 계획 등을 발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아울러 올해 주총은 최근 다각적으로 이뤄지는 거버넌스 개선 노력에 대한 일반 주주들의 평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들의 올해 주총 안건에서는 AI(인공지능), 로봇, 차세대 메모리 등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구상들도 담겼다. 외교, 재무 출신 관료 뿐 아니라 산업 전문가·여성 사외이사를 적극 영입함으로써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한편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통해 책임경영 의지도 내비쳤다.

삼성 서초사옥.사진출처=연합뉴스
삼성 서초사옥.사진출처=연합뉴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삼성에스디에스(삼성SDS)·삼성전기·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총은 오는 20일에 열릴 예정이다.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증권의 주총은 21일 개최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조혜경 한성대 AI 응용학과 교수와 신제윤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조 교수는 로봇공학, 제어계측, IT 융합 등 로봇공학 및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30여년의 경력을 보유한 로봇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인 가사 로봇과 AI가전을 구체화할 인물로 평가된다.

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기아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현대차 기아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에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총이 20일,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은 21일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이달 15일 기아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제 80기 정기주총을 열고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아울러 이인경 MBK 파트너스 부사장(CFO)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로써 기아의 사외이사진은 조화순 교수, 전찬혁 세스코 대표이사 회장,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신현정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이인경 부사장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여성은 조화순·신현정 교수, 이인경 부사장 등 3명으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50%를 넘게 됐다. 이밖에 기아는 이번 주총에서 최준영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 사진 = 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 사진 = 기아.

21일 현대차 주총에서는 2021년 현대차 최초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지윤 카이스트(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가 재선임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현대차가 미래 사업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미래항공교통(AAM) 등에 적용되는 지능형 교통시스템, 자율 무인 시스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 교수의 첫 임기인 2022년 현대차그룹은 미국 UAM 법인 ‘슈퍼널’을 통해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해 UAM 비전을 제시하는 등 사업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외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안도 주목된다.

전임 사내이사이자 CFO였던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이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과 함께 현대제철 대표로 이동했다.

서 사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는 이 전무는 1969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했다. 그는 2017년 말 현대차 이사대우로 승진하며 임원 반열에 올랐다.

경영관리실장과 재무관리실장, 그룹감사실 감사2팀장, 재경사업부장, 기획재경본부장 등 재무 관련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이 전무의 선임을 통해 회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재무적 전문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주완 CEO. 사진=LG전자
조주완 CEO. 사진=LG전자

LG전자는 26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LG전자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안건으로 논의한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LG전자는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LG이노텍에서 근무하다 올해 LG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김 부사장 선임안이 가결되고 나면 권봉석 LG 부회장(이사회 의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사외이사 3인 자리가 모두 채워지게 된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정기주총부터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등 '열린 주주총회' 운영에 나선다.

온라인 참여를 희망하는 주주들은 18일 오전 9시부터 LG전자 홈페이지 내 '회사 소개' 및 전자공고 페이지에 마련되는 사전신청 안내에 따라 25일 오후 5시까지 신청할 수 있다.

올해 LG전자 주총에는 의장을 맡은 조 사장과 사외이사 등 필수 참석 인원 이외에도 사업본부장 4명과 CF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참석하며 주주총회 참석 경영진 규모가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경영 전략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에는 CEO 뿐 아니라 분야별로 전문성이 있는 최고 경영진이 함께 답변함으로써 주주권익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3개년 신규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장용호 SK(주) 대표이사 사장. 사진 = SK(주)
장용호 SK(주) 대표이사 사장. 사진 = SK(주)

27일에는 SK(주)가 서울 종로구 SK빌딩 3층 수펙스홀(SUPEX Hall)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사외이사로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를 재선임안을 처리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회 멤버로 ▲사내이사 장용호 SK(주) 대표이사 사장 ▲사외이사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선임된다.

장 사장은 지주회사 본연의 포트폴리오 관리 기능을 강화해 멤버사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으로 지난해 말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SK(주) 신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이전까지는 SK실트론 사장이었다.

장 사장은 그간 SK그룹의 반도체 분야, 특히 소재 사업의 성장 전략을 디자인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오면서 SK그룹의 '딥 체인지'를 위한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2015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문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주도하며 최태원 회장의 그룹 신성장 동력 강화 계획을 뒷받침했다. 김선희 부회장은 지난 2021년 사외이사로 첫 선임돼 연임하게 된다.

또한 SK(주)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 규정 개정 등의 안건이 상정됐다. 전자투표 행사·전자위임장 수여기간은 3월 17일 09시부터 26일 17시까지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본사. 출처=각사
4대 금융지주 본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본사. 출처=각사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정기 주총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4대 금융지주 주총에서는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와 이사회 재편 등이 주목된다.

KB·하나·우리금융금지주는 오는 22일,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금융지주 주총의 최대 안건 중 하나는 배당확대다. 저평가받아 온 주가를 제고하기 위해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53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고 이를 주총에서 승인받을 예정이다. 중간배당을 포함하면 연간 배당금은 3060원이다.

신규 사외이사 임명안도 주요 의결사항이다.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여성 사외이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사외이사 정원을 함께 확대해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기존 6명이던 사외이사를 7명으로 늘렸다. 전임 송수영 사외이사가 임기만료로 퇴임하고,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새로운 이사진으로 합류한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와 함께 사내이사를 확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1인체제였던 사내이사 자리에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이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려 3인체제로 확대된다. 사외이사 역시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한다. 여성 사외이사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하나금융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추천위원회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 등 4명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