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사임하고 박관호 의장이 등판한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위메이드는 14일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장현국 대표가 사임한다고 밝혔다. 장현국 대표는 부회장으로 박 신임대표를 보좌한다는 설명이다.

1974년 장현국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과 석사를 마친 후 1996년 넥슨에 입사하며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2000년에는 네오위즈게임즈 전략기획그룹 재무그룹장, 2008년 전략기획본부 본부장을 거쳐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올랐으며 2011년 네오위즈모바일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나아가 2013년에는 위메이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2014년부터 위메이드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는 위메이드맥스(前 조이맥스) 공동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장 대표는 게임회사 위메이드의 정체성에 위믹스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브랜딩을 가미한 인물이다.

실제로 장 대표 시절의 위메이드는 2018년 블록체인 연구, 개발을 위한 전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먼저 블록체인에 진출했다. 여세를 몰아 자체 블록체인 기술 연구를 통해 2019년 처음 위믹스를 선보이며 토큰 경제를 가진 다양한 게임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서비스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위메이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위메이드

여세를 몰아 2022년 7월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WEMIX PLAY)’를 론칭한 후 자체 메인넷 ‘위믹스3.0(WEMIX3.0)’까지 출범시켰다. 메인넷 기반 신규 플랫폼 ‘위퍼블릭(Wepublic)' 등을 통해서는 다양한 블록체인 전략을 타진하기도 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위믹스 유통량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국내 상장이 일시적으로 폐지되기도 했고, 김남국 무소속의원의 코인 게이트에도 일부 연루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P2E 입법 로비설에도 연루되며 법적 소송전에 말려들기도 했다. 그러나 미르 시리즈를 바탕으로 하는 블록체인 전략에 시동을 걸었으며 위믹스를 부활시켰고, 액토즈소프트와 미르 라이선스 계약 체결도 성사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냈다.

이런 가운데 나이트 크로우의 성공 등으로 위메이드의 자체 기초체력을 키우고, 자신의 급여를 모두 위믹스로 받을 정도로 블록체인에 '진심'이던 장 대표가 갑자기 물러나자 업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말이 나온다.

위메이드의 전략적 방향성에 일대 변화가 생겼다는 말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위믹스 유통량 이슈 및 당국 미신고 의혹 등과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거취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나. 당분간 장 대표가 부회장으로 회사에 남기로 결정된 상태에서, 추후 관련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박관호 의장. 사진=위메이드
박관호 의장. 사진=위메이드

한편 신임 대표로 활동하게 될 박관호 의장의 책임경영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장 대표가 2014년부터 위메이드를 맡아 어느덧 10년의 시간이 흐른 가운데 새로운 변화의 발판이 필요해졌고, 그 연장선에서 미르 IP의 아버지이자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자인 박관호 의장이 전면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