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출처= 삼성전기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출처= 삼성전기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에 반해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 비(非)애플사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사들이 약진함에 따라,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의 올해 실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국 스마트폰사’ 호조

14일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중국 판매액이 올 들어 첫 6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과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사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흥행을 거둔 결과로 분석된다. 

아이폰의 부진과는 반대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갤럭시 S 시리즈 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100만대를 팔았다. KB증권에선 S24 판매량이 3600만대로 2016년 갤럭시 S7 판매량 4900만대 이후 8년 만에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스마트폰사도 분위기가 좋다. 작년 샤오미, 오포, 리얼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출하량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2022년 대비 각각 45%, 50%, 44%씩 증가했으며, 동남아 시장에서도 샤오미와 트랜션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1월 전년 동기 대비 128%, 190%씩 늘었다. 

중국 스마트폰사들은 그동안 저가를 무기로 성장했으나,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2022년 5%에서 2023년 8%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에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과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궈톈샹(郭天翔) IDC 중국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며 “2020년 하반기에 구매했던 소비자들이 올해 상반기면 스마트폰 교체 주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에는 중소도시 소비자들의 스마프폰 구매가 주춤했으며, 올해 이들이 얼마나 스마트폰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반등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LCC·카메라모듈 모두 기대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사 제조사에게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s)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로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이 주요 고객사다. 올해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사들의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와 함께 삼성전기도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나 당초 예상과 다르게 갤럭시 S24 울트라에 탑재되는 폴디드줌 카메라를 삼성전기가 대부분 생산·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삼성전자향 매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중국 카메라 모듈 업체가 폴디드 카메라를 가장 많이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이 업체가 생산하는 부품에 품질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폴디드 카메라는 잠망경과 같은 원리로 빛을 굴절시켜 초점거리를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광학줌을 실현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크기가 작고 공간 제약으로 광학 줌을 구현하기 어려운데, 폴디드 기술로 망원렌즈를 구현할 수 있다.

폴디드 카메라는 일반적인 카메라 모듈보다 광학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제조가 까다롭고 단가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양산능력에서 삼성전기가 우위를 보여 공급량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2019년 폴디드 카메라를 첫 상용화했다. 광학 5배줌, 광학 10배줌 등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로 구현할 수 없었던 광학줌 기능을 발전시키면서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을 공략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외에도 중국 스마트폰사에게도 폴디드 카메라를 공급한다. 

카메라 모듈뿐만 아니라 MLCC에서도 이번 연도에 좋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댐’의 역할을 하는 전자부품이다. 

MLCC를 포함하여 컴포넌트 부문은 삼성전기의 2023년 전체 매출에서 43.8%를 차지한다. 그만큼 MLCC는 삼성전기의 핵심 제품이며, 삼성전기는 관련하여 높은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화권 모바일 고객사들을 포함한 전반적인 MLCC 수요 증가세를 포착했다”며 “전략 고객사의 신형 플래그십 판매 호조세도 삼성전기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