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물가 안정 간담회 현장. 출처=농림축산식품부
13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물가 안정 간담회 현장. 출처=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식품업계에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만큼 가공식품 가격도 떨어져야 한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 식품사 간 가격 담합을 상시 관리, 감독하고 관련 조사에도 발빠르게 착수하겠다는 입장도 시사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시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CJ제일제당 등 주요 식품기업 19개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원자재 가격 상승 시기에 인상된 식품 가격이 주요 곡물·유지류 가격 하락에도 지속 유지되는 현상을 두고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그리드플레이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차관은 “현재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7개사 중 23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개선된 상황을 감안하면 소비자 관점에서는 원재료 가격 하락 시기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식품 가격이 조정되는 게 필요하다 보여질 것”이라면서 “식품업계는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해 물가 안정에 협조하길 당부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제 원재료 가격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계식량가격지수 중 곡물 지수는 2022년 3월 170.1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1월 147.5, 지난 7월 125.9, 올해 1월 119.9, 올 2월 113.8 순으로 하락세를 띠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는 매월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품목별 식량가격지수를 작성, 발표하고 있다.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민생 품목의 가격 담합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훈 차관은 “정부는 식품기업의 릴레이 현장 방문을 통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민·관 협력 과제도 적극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가공식품을 포함해 민생품목 관련 가격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제보 등으로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 차관은 “이번 간담회는 물가 안정은 물론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유, 소통하고 정부와 식품기업 간 협력을 공고히 하는 자리”라면서 “앞서 식품업계에서 건의된 내용을 반영해 27개의 식품 원재료에 할당관세를 적용 중이고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가공용 원유 용도 세분화, ‘K-푸드’ 로고 상표권 등록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웰푸드, 농심, 동원F&B, SPC삼립, 매일유업, 동서식품, 오리온, 삼양식품 등 19개 기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