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은행권의 위기대응 능력 제고, 지배구조·내부통제 개선에 초점을 두고 감독·검사업무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임직원과 은행연합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은행 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열어 감독·검사 방향을 이같이 공개했다.

금감원의 올해 은행 부문 금융감독 업무방향의 골자는 ▲시스템리스크 확대 대비 관리·감독 강화 ▲손실흡수능력 지속 확충 및 감독제도 개선 ▲취약부문 선제적 점검 및 불공정행위 엄정 대응 등으로 요약된다.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금융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불공정 영업행위 등도 점검할 방침이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디지털 전환,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도 확고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른 추가자본 부과 등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문화가 은행에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안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은행권 감독·검사 업무 추진계획에서 금융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은행권의 내부통제 점검과 대응을 강화하고 금융사고 발생시 신속 대응을 위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모범관행 반영 현황을 점검해 지주·은행의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유도하는 한편, 경기악화 등에 대비한 부문별 취약요인 점검과 불공정 영업행위 점검 등 소비자피해 사전 예방에도 나선다.

시스템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가계대출 모니터링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내실화, 개인사업자 대출 리스크관리 등을 통해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건설업을 비롯한 취약업종과 부채 과다기업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를 엄정하고 주채무계열 평가 등을 통해 잠재부실도 조기에 포착할 방침이다.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확충과 관련해서는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 부실채권 상·매각 관리계획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자산건전성 강화를 유도하고 예상 밖의 충격에 대비한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른 은행별 차등적 추가자본 부과 등을 추진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은행권이 안정성·수익성을 보여주는 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단기 성과 위주의 조직문화와 기존 금융 관행에 안주하면서 장기 성장 비전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점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이와 관련 박 부원장보는 "은행산업의 진정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투명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확립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소규모·그룹별 라운드테이블 세션이 마련돼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현황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금융당국과 업계가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딜로이트컨설팅의 안상혁 파트너도 초청해 은행업에서의 인공지능 활용방안과 발생가능한 리스크 요인을 청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논의된 업계의 의견과 건의사항 등은 향후 감독·검사업무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