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교육연구소는 12일 ‘미래 수소시장 선점을 위한 청정수소 인증·입찰시장 및 발전 실증사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박상준
산업교육연구소는 12일 ‘미래 수소시장 선점을 위한 청정수소 인증·입찰시장 및 발전 실증사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박상준

2020년대, 에너지·발전산업계에 불어오는 국제적 탈탄소 바람은 더는 외면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글로벌 기업체들이 중심이 된 RE100 캠페인과 더불어 유럽을 필두로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각종 규제와 정책이 업계의 선택지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바이오 에너지가 각광받는 가운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는 것이 ‘수소’다.

‘수소경제’라는 개념까지 정립될 정도로 에너지 저장 및 전달 매체로서의 가능성이 크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에서도 규칙척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기존 화력발전 설비를 개조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공정과 종류에 따라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그레이 수소부터 완전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그린 수소까지 다양하다.

정부 역시 올해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하며 수소 산업 발전을 유도하고 있다.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은 수소발전 사업자가 경쟁 입찰을 통해 수소 발전량을 구매자에게 공급하는 제도다. 정부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 개설로 발전 기술 간 경쟁을 촉진하고 단가 인하를 유도해 산업 전반의 크기를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산업교육연구소는 수소 시장을 둘러싼 일련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12일 ‘미래 수소시장 선점을 위한 청정수소 인증·입찰시장 및 발전 실증사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대한민국과 해외의 현황 전반과 전망, 주요 업체들의 대응과제 등에 대해 심도있게 다뤘다.

이후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융합시스템연구단 박사는 “12대 국가전략기술과 50개 세부중점기술에 수소가 포함됐다”며 “청정수소 생태계 기반 조성과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들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소 운반 수단과 가연성 연료 활용 수단으로 암모니아가 주목받는다. 수소를 질소와 혼합해 암모니아로 변환하면 해상 운송 비용과 기술 요구도가 수소보다 낮아지게 된다. 암모니아를 가연성 연료로 직접 활용하는 방안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해외와 대한민국은 암모니아 연구와 활용에 온도차를 보여왔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암모니아 생산부터 이송, 활용까지 전 주기와 관련한 연구를 10년 전부터 지속 실시해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3~4년 전부터 암모니아 연소(활용)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국제 수소산업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수소터빈 독자 개발·상용화에 대한 국가 차원 관심과 지원 필요성도 대두됐다.

수소터빈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회전 에너지를 얻는 가스터빈이다. 천연가스 등 기존의 화석연료를 수소와 섞어서 활용하는 ‘혼소(혼합 연소) 방식’과, 오로지 수소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전소 방식’으로 구분한다.

기존 화석연료 발전에 사용되는 가스터빈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과 수소경제시대 진입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후경 박사는 “해외 OEM들과 한국의 수소터빈 개발 격차가 존재한다”며 “해외 OEM들은 이미 수소혼소터빈을 상용화 완료하고 전소터빈도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두산 에너빌리티가 2025년 수소혼소터빈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박사는 “특히 수소터빈 개발을 위해 필요한 실증 관련 인프라가 대부분 해외에 있다”며 “국내에 조속한 인프라 확보를 위한 국가차원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이후경 박사 외에도 김권 전력거래소 수소시장팀 부장과 정민규 산업부 수소경제정책과 서기관이 참석해 청정수소 입찰시장 설계방향과 정부의 수소정책 로드맵을 설명했다. 정문용 한국서부발전 수소환경처장과 이영길 어프로티움 상무, 김태형 포스코인터내셔널 그린개발실장도 연사로 참여해 각 사의 수소 혼·전소 발전 기술 개발 동향과 실증 사례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