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오는 22일 표 대결이 예정된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을 앞두고 금호석유화학 측의 손을 들었다.

행동주의펀드 운용사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가 자사주 소각을 주주주제안하며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한 취지에 대해서는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일갈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상정한 주주총회 안건에 모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면, 행동주의펀드 운용사인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ISS 측은 “주주제안자의 상세자료가 주주총회일로부터 불과 14일, 11일 전인 3월 8일과 3월 11일 공개돼 해당 자료를 철저히 평가하고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주주제안자 측은)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주주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중 전례가 없거나 어느 기업의 정관에도 규정되지 않았다"고 반대했다.

이어 "회사의 가치와 주가 성과는 핵심 석유화학 사업의 주기적 특성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졌다"며 "(주주제안자 측은)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뒤 주총 결의에 의해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주주제안 했다. 또 기존에 보유한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는 안건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김경호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안건 등도 제안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2일 정기 주총을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은 3년간 50%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며 맞섰다. 사측은 감사위원으로 최도성 한동대 총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ISS의 주주제안 반대 권고가 나오자 차파트너스는 재검토를 요청했다. 당초 금호석유화학의 주총 소집 공고가 늦어 ISS가 주주제안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차파트너스는 "ISS는 3월 6일 이후 차파트너스가 제출한 상세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없어 회사 측 주장을 기초로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안에 반대 권고를 한 것"이라며 "금년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정된 삼성물산, KT&G의 소집공고가 주주총회일 4주 이전에 나온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간이 없어서 의결권 자문사에서 주주제안을 반대 권고했다'는 차파트너스의 주장에 힘이 실린지는 다소 미지수다.

"공시규정에 맞춰서 공시를 진행했다"는게 금호석유화학 측 입장인데다,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차파트너스 측이 이달 4일에 간담회를 열고  주주제안을 발표했고 그 이전에도 ISS 등 의결권 자문사들과 소통할 시간은 충분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