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경민 기자
제프 코세라 CEO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경민 기자.

우리의 목표는 언어의 벽을 넘어서 모두가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프 마기온칼다 코세라 CEO가 1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AI 기반 한국어 번역 강좌 출시를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코세라는 AI 번역 기능을 도입해 그간 영어로 제공하던 4400여 개의 강좌를 22개의 언어로 서비스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프 CEO는 생성형 AI가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의 변화를 전망했으며, 새롭게 추진되는 현지화 시도 및 국내 대학 및 기업들과 진행하는 다양한 협력 사례들을 소개했다.

생성형 AI… 미래 교육은?

생성형 AI 등장 후 직업 시장은 크게 변화했다.

제프 CEO는 “학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 직종들의 업무의 상당 부분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다양한 직종과 직무들 중 챗GPT-4가 대체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조사한 분석에서는 50%에 달하는 직군이 포함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진화하는 AI 기술 등으로 인해 고학력 직종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모든 사람들이 AI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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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육 수준들이 챗GPT-4에 노출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경민 기자.

향후 생성형 AI로 4조4천억 달러 규모의 밸류체인이 구축된다는 연구결과도 밝혔다. 그는 “그 중에서도 고객 서비스, IT, 마케팅, R&D 등의 서비스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경우 제조업 분야의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성형 AI가 지닌 잠재성과 시장 영향력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프 마가온칼다 CEO는 “기술이 변화를 촉진하는 시대에서 관건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코세라는 AI 힘을 활용해 4400개 이상의 강좌를 한국어로 번역함으로써 한국 수강생에게 전례 없는 접근성과 유연성을 제공하고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기술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코세라는 AI 분야 석학이자 미국 스탠포드 대학 교수인 앤드류 응과 다프네 콜러가 2012년 창립한 교육 기업이다. 현재 전 세계 1억4200만명 가량의 학습자에게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325개 이상의 대학 및 업게 교육자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강의를 제공한다. 또한 7000개 이상의 기관이 코세라를 통해 직원, 시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 온라인 교육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 주요 대학들에서 코세라를 통한 강좌를 이뤄지고 있다.

코세라의 새로운 AI 서비스… 어떤 역할할까?

먼저 4400개 이상의 강좌가 한국어로 제공된다. 코세라에서 최근까지 영어로만 제공했던 딥러닝 AI의 ‘모두를 위한 생성형 AI’, 미시간대학교의 ‘모두를 위한 프로그래밍’, IBM의 ‘데이터 과학이란 무엇인가요?’ 등 인기 강좌를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수강생은 강좌 자료와 자막, 퀴즈, 평가, 동료 검토 지침, 토론 주제 등을 모두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AI 번역 기능을 활용해 한국 대학의 강좌들도 여러 언어들로 번역 서비스된다. 연세대학교의 ‘한국어 첫걸음’,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명상: 인생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성균관대학교의 ‘머신러닝 기초’, 포항공과대학교의 ‘클라우드 IoT 플랫폼으로 프로그래밍하기’ 등 강좌가 21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

제프 CEO는 “과거 다른 언어로 번역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한 과정 한 언어당) 드는 비용이 만 달러에 달했다”면서 ‘이제는 AI를 활용해 (과정당) 20달러면 번역이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이 더욱 낮아지면 모든 교수 및 강사들이 원하는 언어로 강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영어로 말하는 영상을 한국어 및 다양한 언어로 변환한 영상을 선보였다.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입 모양까지 일치율을 높여 귀로 들리는 한국어와 입 모양의 싱크가 잘 맞아 떨어져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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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세라의 강의 스크립트와 영상 등을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사진=신경민 기자.

코세라는 수강생에게 개인화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학습 도우미 ‘코치’도 준비하고 있다.

코치를 통해 개인화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질의응답, 동영상 강좌 요약 등을 할 수 있다. 제프 CEO는 “코세라에는 머신러닝, 파운데이션 모델 등 어려운 코스들이 있는데, LLM 모델 기반의 ‘코치’에게 질문하면 답변을 제공하며 한국어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코치는 평가 과제물을 분석해 피드백과 최종 점수 등을 부여한다.

이외에도 생성형 AI 기술 확대에 따른 아카데미 클래스도 출시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탠포드 온라인, 밴더빌트 대학교, 딥러닝 AI, 구글 클라우드, AWS 등 글로벌 유명 대학과 기업에서 제공하는 주요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이다. 또한 대규모 맞춤형 비공개 강좌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AI 교육 개발 도구 ‘코세라 코스 빌더’도 출시한다.

제프 CEO는 “코세라의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활용한 클래스는 업무와 학업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고의 대학과 교육기관, 업계의 리더 등과 협력관계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에 다양한 언어들로 경쟁력 있는 강좌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교육 격차 해소의 지름길?

코세라의 한국 수강생 수는 72만1000명이다. 현재 7천 여개의 기관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10개 넘는 기업과 3개의 대학, 2개의 정부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이날 코세라 한국 담당자는 SKmySUNI, 국립평생교육진흥원, 강릉원주대학교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신경민 기자.
사진=신경민 기자.

SKmySUNI는 우수 사례로 꼽히며 묶음 강좌를 학습자에게 추천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경우 2022년도 4차 산업혁명 강좌를 코세라에 제공하면서 협력을 시작해 70개의 강좌까지 늘어난 상태다. 강릉원주대학교의 경우 학교의 커리큘럼과 산업체에서 원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자 코세라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김지호 강릉원주대학교 링크사업단 부담당은 “2년전 비대면과 글로벌이라는 두 단어를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조사하다가 글로벌한 콘텐츠를 비대면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면서 “곧바로 현장 실습에 나가면 업체와 잘 맞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한 추천 강좌들을 들으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스킬이 뭔지 미리 조사해 그것에 맞는 강좌들을 조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시기와 함께 기술이 발전하면서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벗어나 온라인 학교 공간의 비중이 커졌던 바 있다. 앞으로 AI와 메타버스 기술 등이 확산되면서 교육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이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라는 공간은 학습하기를 원하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는 것이다.

제프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코세라를 통해 디지털 역량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제공되길 바라며 교육 불평등의 간극을 줄이고자 노력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언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오늘이 그 목표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는 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