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보험사 건물외관
주요 상장보험사 건물외관

이달 20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보험사들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이한다. 최고경영자(CEO)의 신규 선임 및 연임, 사외이사 선임, 배당 재개 등의 주총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주요 보험사들은 3월 정기 주총을 맞아 새로운 사외이사를 다수 영입한다. 관료 및 법조인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요양 사업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포석에 둔 의사 출신 사외이사 선임안도 관심을 받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20일 삼성화재, 21일 삼성생명·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 22일 DB손해보험·현대해상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작년에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보다 하루전 주총을 개최했지만 올해는 순서가 바뀐 점도 눈에 띈다. 

20일 예정된 삼성화재 주총에는 ▲이문화 대표이사 신규 사내이사 선임안, ▲홍성우 부사장 사내이사 재선임안,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장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문화 대표는 1967년생으로 1990년 안국화재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화재 CPC전략실장 전무, 전략영업본부장, 일반보험부문장과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홍성우 부사장은 1990년 안국화재에 입사해 경기사업부장, CPC기획팀장 전무를 거쳐 2020년부터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지낸 뒤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장 위원장은 법무부 법무실장과 광주지방검찰청 지검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맡고 있다.

삼성화재는 성 전 위원장의 사외이사 추천사유에서 "성 전 위원장의 법률적 전문성과 경험으로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1일 정기주총에서 삼성생명은 홍원학 대표이사와 이주경 삼성생명 부사장, 김우석 삼성생명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또한 삼성생명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홍원학 대표는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FC영업1본부장 부사장,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삼성화재 대표를 역임했다.

이주경 부사장은 삼성생명 해외지원팀장 상무, CPC기획팀장 상무, FC영업본부 권역담당 상무를 거쳐 현재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맡고 있다.

김우석 부사장은 삼성화재 계리RM팀장 상무, 삼성화재 장기보험보상팀장 상무,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담당 부사장 상무를 지냈으며 현재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부사장을 맡고 있다.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임채민 전 장관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과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관료출신이다.

삼성생명은 임 전 장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국가경제 및 보건의료정책 등을 추진한 산업경제 전문가로 삼성생명의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전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성열 전 예금보험공사 상임이사를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같은 날 한화손해보험은 김주성 전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전 코오롱그룹 부회장), 이창우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한국공인회계사회 사회윤리위원장), 문일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김정연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사외이사 재선임안과 이창우, 김주성, 김정연 등 감사위원 후보 재선임안을 상정한다. 

22일 정기주총에서 DB손해보험은 정종표 대표, 김정남 부회장을 주주총회에서 재선임하기로 했다. 사외이사로는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외래진료의사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특히 DB손해보험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김철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 내과 교수는 노인병질환 관련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올해 신년사에서 정종표 대표가 "지난해 수립한 요양, 펫보험 등 미래시장 선도를 위한 사업모델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요양사업 강화 등을 염두한 사외이사 선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1955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전공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노인의료센터장으로 일했고 2020년부터는 대한노인병학회 원로위원을 맡아오며 노인병질환 관련 대표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현대해상도 22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창동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한화생명, 한화손보는 3년만에 배당안을 상정한다. 다만 전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이 축소됐다. 

삼성화재는 올해 보통주 1만6000원, 우선주 1만6005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주당 150원, 한화손보는 보통주 200원, 우선주 350원을 주당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삼성생명은 3700원, 현대해상은 2063원, DB손해보험은 5300원이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주주환원 여력은 충분하지만,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대해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배당 여부와 방안을 더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