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하반기에 주택 거래량이 회복되면 매수에 나서기를 권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7일 “내 집 마련 시기는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적절하다고 본다”며 “상반기까지 집값의 하향 조정이 예상되므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거래량이 일정 부분 회복되는 시점을 살펴보고 주택 시장에 유입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함 랩장은 “서울 지역 아파트를 노린다면 강남과 한강변에 주목하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자산관리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4년 부동산 5대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부동산 투자 전략으로는 ▲하반기 ▲한강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하‧한‧선’이 꼽혔다. 청년층에는 ‘결혼과 청약’을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전세 수요자에게는 하반기 입주 예정인 대규모 단지에서 가성비 좋은 전세 기회를 노릴 것을 추천했다.

 

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산관리 기자간담회’에서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2024년 부동산 5대 투자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산관리 기자간담회’에서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2024년 부동산 5대 투자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기준금리 인하·거래량 회복‧개발 호재 ‘주목’

함 랩장은 “너무 공격적인 주택 구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대출 규제로 차입을 통해 무리하게 주택을 사는 일은 단기 차익을 내거나 장기적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급매물이나 분양 물량, 경·공매 등을 통해 저렴하게 집을 마련할 방법을 하반기에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고 제안했다.

강남과 한강변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서는 “서울 지역의 3.3제곱미터당 실제 거래가를 살펴보면 금광구나 노‧도‧강 낙폭에 비해 강남권 낙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이라며 “최근 서울 아파트 선호 지역이 양극화되는 가운데, 재건축 호재나 신축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회복할 때 자산 가치 상승을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시장 회복기에 맞춰 교통망이 개선되고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되는 용산구와 강남 3구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금 규모에 따라 한강변 용산구, 마포구 등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함 랩장에 따르면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의 이슈로 떠오른 GTX-A 노선 개통, 1기 신도시 재건축도 지역 선별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달 말 개통하는 GTX-A 노선과 관련해선 용인시 기흥구 주변 역세권을,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적용되는 1기 신도시의 경우 분당을 우선 추천했다. “노원과 목동 지역도 일정 부분 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층의 경우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제시된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청약 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함 랩장은 “신혼부부 가입 기간을 합산 적용하는 만큼, 미혼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서울지역 등 요지에 꼭 청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 수요자에게는 “오는 하반기 열릴 대형 입주장을 노려보라”는 조언이 나왔다.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로 전셋값이 오를 전망이지만, 하반기 대규모 입주 예정 단지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 물건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영입한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을 포함해 ▲부동산 ▲포트폴리오 ▲투자 상품 ▲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자산 관리 드림팀’을 꾸렸다. 사진=강예슬 기자
우리은행은 최근 영입한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을 포함해 ▲부동산 ▲포트폴리오 ▲투자 상품 ▲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자산 관리 드림팀’을 꾸렸다. 사진=강예슬 기자

 

 

‘자산 관리 드림팀’ 꾸려 ‘고객 중심’ 영업

우리은행은 이달 초 ‘부동산리서치랩’을 신설하고, 부동산114와 직방 등에서 부동산 리서치와 컨설팅 노하우를 쌓은 함 랩장을 영입했다. 함 랩장을 포함해 ▲부동산 ▲포트폴리오 ▲투자 상품 ▲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자산 관리 드림팀’을 꾸렸다.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은행은 고객 자산관리 기준을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파는지’에서 ‘얼마나 고객이 만족하는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고, ‘고객에게 드리는 자산관리 6대 다짐’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이 밝힌 6대 다짐은 ▲고객 중심 포트폴리오 영업 ▲스타급 자산관리 전문가 서비스 ▲고액 자산가 전용 ‘투체어스W’ 확대 ▲토탈 고객 케어 서비스 제공 ▲토탈 금융 솔루션 기반 컨설팅·세미나 확대 ▲완전 판매 문화 정착 등이다.

우리은행은 과거 사모펀드 사태와 최근의 ELS 사태 등을 고려해 자산관리 영업의 최우선 원칙을 상품 판매가 아닌 ‘고객 중심 포트폴리오’로 정했다. 안정형·중립형·공격형 등 고객 투자성향과 상품별 위험 등급을 연계한 자산 배분 전략 모델을 개발하고, 고객별로 예금부터 채권·펀드·파생상품·증권을 조합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국내 은행권 최초로 ‘AI 기반 시장예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체 개발한 투자상품 평가모델인 와이즈(WISE)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자체 IT 역량을 집중해 와이즈 모델을 개선하고 평가 대상을 투자상품 전체로 넓혀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스타급 자산관리 전문가 서비스도 늘린다. 자산관리 드림팀을 통해 고객에게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강연·언론 기고·방송 출연 및 유튜브 콘텐츠 등을 활용해 우리은행의 자산 관리 역량을 홍보할 계획이다.

영업 현장 프라이빗뱅커(PB) 육성에도 힘쓴다. 현재 우리은행의 PB 인력은 641명으로, 일반 창구가 아닌 PB 창구에서만 투자 상품을 판매한다. 우리은행은 신입 행원일 때부터 예비 PB를 선발해 차세대 PB와 PB지점장으로 키우는 ‘경력개발계획(CDP)’을 운영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 전용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인 ‘투체어스W’는 현재 6개에서 2026년까지 서울 반포, 강북과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 거점에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영업 현장과 본부가 협업해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이든(3W)’을 앞세워 시간과 장소, 대상에 구애받지 않는 토탈 고객 케어 서비스도 이어간다. 자산관리 컨설팅도 기존 경제 전망·재테크·부동산은 물론 기업 경영·해외 투자·가업 승계 등까지 확대한다.

완전 판매 문화 정착을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다. 불완전판매·상품설명 미비·수익률 보장 등 불건전 영업이 확인된 PB에 대해선 자격을 영구 박탈한다.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장(부행장)은 “불완전 판매, 불건전 영업에 대해선 무관용의 원칙을 준수하겠다”며 “고난도 금융상품 가입 3일 후까지 고객 가입 의사를 재확인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품 가입 후에도 고객에게 투자 유의 동영상(숏폼)을 발송해서 다시 상품에 관해 설명하고 가입 의사를 확인해 완전 판매에 도전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현재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ELS를 판매 중이다. 송 부행장은 현재 우리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일본 닛케이225 지수 연계 ELS의 손실 가능성과 관련해 “닛케이 지수에 대한 고점 우려는 작년 상반기부터 제기됐다”면서 “닛케이 지수의 ELS 판매 비중이 시장 평균 30%인데 우리은행은 10%로 낮춰 운용 중이며 종목도 3개 이하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만기 배리어(원금 손실 발생 기준)도 55%로 낮췄다”고 덧붙였다. 송 부행장은 “닛케이 지수의 변동성이 더 높아지면 선제적으로 강화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