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학, 'Faces', 1990년. 사진제공= 현대화랑.
김종학, 'Faces', 1990년. 사진제공= 현대화랑.

 

꽃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김종학의 인물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현대화랑이 3월 6일부터 4월 7일까지 개최하는 ‘김종학: 사람이 꽃이다’展이다.

김종학은 ‘꽃의 화가’, ‘설악산의 화가’로도 불린다. 꽃을 즐겨 그리고, 설악에 살며 설악의 사계를 화폭에 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은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가는 쉬지 않고 인물을 그렸다. 1977년부터 2년 동안 미국에서 거주할 때는 특히 인물에 대해 탐구했다고 한다. 그에게 인간은 꽃처럼 '아름다움'이나 '추함'이 존재하진 않는다. 다만 각기 다른 얼굴이 존재할 뿐이다.

김종학 ,'무제', 1977년. 사진제공= 현대화랑.
김종학 ,'무제', 1977년. 사진제공= 현대화랑.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작품 143점 대부분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다. 3개 전시장 중 첫 번째에서는 종이 작업과 유화 작품  총 22점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전시장은 종이 작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연필과 수채, 수묵 등 다양한 재료로 드로잉을 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세 번째 전시장에는 대작 ‘Pandemonium’이 설치돼있다. 가로 8m, 세로 3m의 초대형 캔버스는 큼직한 꽃들로 채워져 있다. 

‘Faces’(1990)는 물감 상자 뒷면을 마치 바둑판처럼 100개 칸으로 나눈 뒤 그 안에 각기 다른 99명의 인물을 그려 넣고, 나머지 한 칸에는 자신의 이름과 1992라는 제작년도를 적어 넣은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99명의 인종과 성별, 나이 등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작가에게 이들은 그저 동일한 공간과 비중을 갖는 꽃일 뿐이다.

작가는 1937년 평안도 신의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전공했고 추상 표현주의 회화 운동인 악뛰엘 동인으로 화단 활동을 시작했다. 1979년부터는 설악산 입구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설악을 테마로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