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024형 Neo QLED 8K TV.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2024형 Neo QLED 8K TV. 출처=삼성전자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LG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 TV를 강화하면서 양사가 모두 ‘OLED-LCD’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양상이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그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CD 기반 Neo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에 집중했던 삼성전자가 향후에는 OLED TV에도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OLED TV, 가격은 오르고 라인업은 늘어나고

올해 삼성전자가 내놓을 OLED 신제품 가격을 보면 TV 정책에 변화가 감지된다. 이달 중 출시될 TV 제품 중 Neo QLED 8K·Neo QLED 4K 등 LCD를 기반으로 한 신제품보다 OLED 출고가가 상대적으로 더 올랐다.

삼성이 이달 내놓을 TV 출고가를 살펴보면 Neo QLED 8K 75형의 경우 1290만원으로 지난해 1280만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비슷한 크기의 OLED 77형의 출고가는 작년 799만원에서 올해 909만원으로 13.8%로 올랐다. 

이를 두고 올해부터 삼성이 OLED TV에 좀 더 힘을 주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CD와 OLED를 투트랙으로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CD 기반인 QLED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LG전자가 화이트(W) OLED를 내놓으면서 OLED가 프리미엄 TV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삼성전자 또한 OLED TV를 적극 공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OLED TV 공략이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경쟁사로 여겨지는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으면서까지 OLED TV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장기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LG디스플레이는 향후 5년간 총 500만대의 OLED 패널을 삼성전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올해 삼성전자의 OLED 제품 라인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력이 여전히 QLED 등 LCD(액정표시장치)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인 만큼, 삼성전자는 앞으로 OLED-LCD ‘투트랙’ 전략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QNED로 프리미엄 LCD TV 시장서 2위

이는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CES 2024에서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LCD 투트랙 전략으로 가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이는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LCD가 상당부분 차지하는 만큼 LCD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현재 LG전자는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 QNED(퀀텀닷 나노셀 발광다이오드) TV로 대응하고 있다. QNED는 LG전자의 LCD 제품인 나노셀 TV에 미니 LED 기술을 더한 제품으로, LG전자가 2021년부터 선보였다. 

지난해 세계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는 약 53%를 점유하며 11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또한 QD LCD TV 시장에선 14.7%로 2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OLED와 QNED에 모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OLED 전략 변화에 대해 LG 그룹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치다. 삼성전자의 OLED TV 공세로 인해 LG전자의 점유율이 하락할 수도 있지만, 지난 10년간 커지지 않았던 OLED TV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OLED TV는 상용화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침투율이 5%가 채 되지 않는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게 OLED 패널을 공급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3년 동안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출하량 감소와 함께 수익성이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OLED TV 패널 출하량은 2021년 770만대에서, 2022년에는 16% 감소한 647만대, 2023년에는 32% 줄어든 440만대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1년 7.47%, 2022년 –7.97%, 2023년 –11.76%로 점차 하락했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납품 물량 확대가 LG디스플레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소형 OLED를 포함한 전체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만큼 큰 기대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