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방향 기흥휴게소 전기차 충전소. 사진=SK일렉링크
부산방향 기흥휴게소 전기차 충전소. 사진=SK일렉링크

# 10년 넘게 경유 차량을 이용하던 A씨(52세). 최근 신차 구매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전과 같은 경유 차량 구매를 희망했으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가 발목을 잡은 것. 천정부지로 치솟는 휘발유 가격에 결국 A씨는 전기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언제 전기차를 구매하면 좋을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해 차량 구매를 마냥 미루고만 있는 상황이다.

바야흐로 전기차 전성시대다. 이제는 더 이상 도로 위 파란색 번호판이 낯설지 않다. 얼리어답터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전기차가 어느새 자동차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 구매에 진입장벽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기차 손해보지 않고 똑똑하게 운행하려면 3가지만 기억하자. 

◆ 전기차 구매한다면 1~2월은 피할 것

전기차를 사기로 마음먹었더라도 1월과 2월은 구매를 피해야 한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조금 공백’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년 업계와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2월에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공개한다. 애초에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 고가 전기차 구매를 계획했다면 무관하지만, 8500만원 이하의 전기차 구매를 계획했다면 정부와 각 지자체 보조금이 완전히 결정되는 2월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좋다.

차량 구매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매년 11월에 열리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쇼핑 축제로 연간 24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가 세일 페스타에 참여해 차량 가격을 낮추고 자체 포인트를 지급했다. 당시 현대차는 전기차 충전 크레딧을 포함해 아이오닉5 400만원, 아이오닉6 400만원, 코나 EV에 2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기아의 경우 니로 EV 600만원, EV6 420만원 할인을 실시했다. 

◆ 각종 전기차 혜택 “모르면 손해, 알수록 저렴하다”

전기차를 구매하면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전기차 전용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 주차장 요금 50% 감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운행 제한 제외, 남산 터널 혼잡 통행료 감면 등이 포함된다. 공항 주차장 이용시에도 주차 요금의 20~50%가 할인된다. 다만 최근 대다수 주차장들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요금 할인을 받기 위해선 따로 직원 호출 버튼을 눌러야 한다.

친환경차 세제혜택도 놓칠 수 없다. 2024년 12월 31일까지 전기차를 구매한다면 최대 570만원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개별소비세 300만원, 교육세+부가세 129만원, 취득세 140만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당초 정부는 2022년까지 친환경차 구매자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올해 말로 세제혜택을 연장했다. 

내연기관차 대비 저렴한 자동차세도 메리트다. 현재 우리나라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과세한다.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의 경우 배기량 자체가 없어 연간 납부하는 자동차세는 13만원에 불과하다. 다만 자동차세의 경우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2025년 내 새로운 과세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 급하지 않다면 답은 ‘심야 완속 충전’

환경부가 공개하고 있는 완속충전기 업체 리스트. 사진=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사이트
환경부가 공개하고 있는 완속충전기 업체 리스트. 사진=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사이트

전기차 충전은 충전 속도에 따라 완속 충전과 급속 충전으로 나뉜다. 이동하는 도중 전기차 배터리가 닳았다면 불가피하게 급속 충전기를 이용해야겠지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은 상황이라면 저렴한 완속 충전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충전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kWh당 충전 비용은 완속 200~270원, 급속 320~350원이다. 완속 250원, 급속 340원으로 70kWh 배터리를 완전 충전한다고 가정했을때 가격 차이는 6000원 안팎으로 벌어진다. 

더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해선 심야 충전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의 충전 업체들이 주간(8:00~22:00)과 심야(22:00~8:00) 시간을 나눠 충전비에 차등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 업체 ‘에버온’ 기준 주간 완속 충전은 269원, 심야 완속 충전은 239원이다. 업체별 전기차 충전 요금을 자세하게 비교하고 싶다면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 사이트에 들어가 ‘구매 및 지원 > 완속 충전기 제품 안내 > 완속 충전기’ 섹션을 확인하면 된다. 

전기차 충전소를 방문하기 전엔 미리 전기차 충전용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일반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로도 결제는 할 수 있지만, 환경부 멤버쉽 카드나 충전 사업자의 회원 카드가 있다면 보다 저렴하게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환경부 카드는 대부분의 충전 사업자들과 로밍이 가능해, 환경부 카드를 발급받는 것을 추천한다. 카드 발급을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 사이트에 들어가 ‘회원가입 > 회원카드 신청 > 신청자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