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이 주최한 ‘전고체 전지 최신 소재(고체 전해질) 개발 및 공정 기술’ 세미나에서 하영균 에너지11 대표이사가 강의하고 있다. 사진=박상준
28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이 주최한 ‘전고체 전지 최신 소재(고체 전해질) 개발 및 공정 기술’ 세미나에서 하영균 에너지11 대표이사가 강의하고 있다. 사진=박상준

미래 이차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배터리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저렴한 가격, 충전 용량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너도나도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가 기존의 삼원계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침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원계 대비 싼 가격과 높은 안전성, 긴 수명이 자동차 OEM들의 수요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원계 배터리 대비 부족한 충전용량은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삼원계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장점을 혼합한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나트륨 이온 전지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으며, 근래 중국을 중심으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LFP와 삼원계에 동시에 들어가는 리튬을 소금에서 추출한 나트륨으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희소성이 크고 일부 국가에 의존하기에 가격도 비싼 리튬을 무한정 생산 가능한 나트륨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가격도 LFP보다 25% 가량 저렴한 데다 에너지 밀도는 10~20% 더 높은 점도 매력적이다. 영하 40도에서도 무리없이 작동하는 등 저온특성까지 지녔다. 지난 1월 SNE리서치에 따르면, 나트륨 전지 시장은 2035년 17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차전지 업체 ‘에너지11’이 나트륨 소재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하영균 에너지11 대표이사는 28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이 주최한 ‘전고체 전지 최신 소재(고체 전해질) 개발 및 공정 기술’ 세미나에서 “나트륨 이온 전지는 향후 LFP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다”며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 가량 낮지만 화재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비상 전원으로 사용되는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전해질로는 반고체 전해질이 관심을 사고 있다. 상업화 시기가 2030년경으로 미지수인 전고체보다는, 전해액과 고체 전해질을 혼합해 사용하는 나트륨 반고체 전지가 개발·상용화 면에서 더 용이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나트륨 이온 전지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삼원계 배터리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나트륨 이온 전지는 대부분 중국 CATL, BYD 등이 개발·생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보수적으로 대했던 LFP에 집중한 중국 업체들이 결국 국내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역전한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며 “프리미엄 시장뿐 아니라 나트륨 이온 전지, LFP 등 저가 배터리 개발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17개 전지 회사가 나트륨 이온 전지를 생산 중이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인도 등지에서도 차세대 전지로 나트륨 이온 전지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은 정부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하며 선두 주자들을 빠르게 추격하고자 한다. 지난해 5월 2027년까지 이차전지 기술 개발과 인프라 투자에 3000억원을 투입하며 나트륨 배터리 개발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영균 에너지11 대표는 “CATL의 나트륨 이온 전지 상업화 발표와 리튬 가격의 폭등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나트륨 전지의 사업화와 연구는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