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WC 2024는 네트워크 혁신 기술과 AI의 만남이 극적으로 표출됐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깜짝등판시킨 갤럭시 링이 공개되는 한편, 생성형 AI 전반에 대한 입체적인 논의도 이루어져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갤럭시 링.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링.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AI, 그리고 비밀무기
삼성전자는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 전시장에 1,745㎡(528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AI폰 시대를 여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중심으로 갤럭시 북4,  갤럭시 탭 S9, 갤럭시 워치6 등 갤럭시 전 제품을 소개하고 '갤럭시 AI'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AI 기능을 상징하는 대형 '갤럭시 AI' 조형물이 관람객들을 맞이하며, '온디바이스 AI'로 완전히 새로워진 소통 방식을 제공하는 '실시간 통역(Live Translate)' 공간이 마련됐다. 그리고 현장에서 참관객들은 ▲어느 화면에서나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하면 쉽고 빠르게 검색 가능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복잡한 글을 간략하고 쉽게 정리해주는 '노트 어시스트(Note Assist)' ▲사진의 피사체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생성형 편집(Generative Edit)' 등을 경험했다.

갤럭시 S24의 카메라 기능도 강조됐다. 어두운 콘서트장 콘셉트로 꾸며진 무대 위 작은 피사체를 확대해 촬영할 수 공간에서, AI 기반의 프로비주얼 엔진(ProVisual Engine)으로 저조도에서 한층 안정된 사진과 영상을 제공하는 '갤럭시 S24 시리즈'의 나이토그래피(Nighotography) 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 MWC 2024의 핵심 스포트라이트는 역시 갤럭시 링이다. 실물이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갤럭시 링은 연내 출시 예정이며 수면 중에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반지 안쪽 면이 손가락을 감싸 세밀한 건강 데이터 측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블랙·골드·실버 3가지 색상, 총 9개의 사이즈로 전시되며, 관람객들은 실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출시될 지능형 헬스 기능도 처음 소개했다. 수면, 심장박동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건강 가이드를 제공하는 '마이 바이탈리티 스코어(My Vitality Score)', 사용자가 건강 관련 목표를 설정하면 이를 독려하는 '부스터 카드(Booster Cards)' 등 새로운 헬스 기능을 통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건강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갤럭시 링을 통해 생체 데이터를 확보한 후 이를 헬스 기능 전반에 녹여내는 전략이 유력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AI로 더욱 편리해진 '삼성 헬스'의 다양한 기능도 함께 선보였다. 그리고 참관객들은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보다 진화된 헬스 경험과 삼성전자 제품간 매끄러운 연결 경험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전시장에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해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 등 B2B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AI·소프트웨어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을 소개했다.

AI가 자동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된 자원 배포와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자동화 솔루션(Samsung CognitiV Network Operations Suite)을 비롯해, AI 기반 에너지 자동 절감 솔루션(Samsung Energy Efficiency Insight), 5G 기지국 성능과 효율을 향상해 주는 차세대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이 등판했다.

최신 5G 다중 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결합해, 사이트(국사)당 소모 전력을 기존 대비 약 30% 절감하면서도 데이터 처리 용량을 늘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자체 개발한 고성능 신규 네트워크 칩셋 라인업 ▲5G 어드밴스드(5G Advanced) 규격을 지원하는 최신 기지국 등 고성능· 소형·저전력의 다양한 기지국 라인업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한 클라우드(Cloud) 기반 End-to-End 네트워크 솔루션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익스트림 로보 챌린지.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익스트림 로보 챌린지.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도 MWC 2024에서 이목을 사로잡았다. 'OLED Vibes'를 주제로 공개 전시를 열며 디스플레이와 로봇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다.

요리사 복장을 한 로봇의 퍼포먼스는 물론 OLED와 AI의 시너지를 시각화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 MWC에서 처음 선보인 '플렉스 매직 픽셀(Flex Magic Pixel)'은 옆 사람에게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도록 시야각을 조절하는 기술로 AI 기술과 만나 스마트 기기의 보안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기술을 개발해 작년 11월 '플렉스 매직 픽셀'이라는 상표권을 등록한 바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페이 왕(Fei Wang)과 협업해, 그의 캐릭터 '미스터 슬로우보이(Mr. Slowboy)'를 변주한 작품 '미스터 올레드보이(Mr. OLED Boy)'도 전시했으며 OLED를 액세서리나 가구 등에 적용한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도 나왔다. 또 게이밍 시장에서의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채용한 ▲밸브 스팀덱 OLED ▲레이저 블레이드16 ▲MSI 스텔스 14 등 고성능 게이밍 기기를 전시했다.

마이크로OLED 역시 게이밍 공간에 등판했다. 지난 1월 'CES 2024'에서 선보였던 RGB 방식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를 이번 MWC에서 일반 관람객에도 처음으로 공개했다는 설명이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픽셀 크기를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구현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로, 최근 급부상한 혼합현실(XR) 헤드셋의 핵심 부품이다. 이번에 전시된 RGB 올레도스는 500원 동전 크기로 4K TV 한 대와 비슷한 해상도를 갖춰, 기존에 공개된 제품 중 최고 해상도를 자랑한다. RGB 올레도스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적·녹·청색의 OLED를 개별 증착해 별도의 광원 없이 색을 구현하는 기술 방식이다.

OLED 제품. 사진=삼성디스플레이
OLED 제품. 사진=삼성디스플레이
OLED 제품. 사진=삼성디스플레이
OLED 제품.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스타트업도 대거 등판
스타트업 가우디오랩도 바르셀로나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다.

가우디오랩의 부스는 MWC 바르셀로나 KOTRA 한국관 내 마련됐으며 원하는 세계로의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Just Voice(저스트 보이스)’, 이미지 입력에 대응되는 효과음을 AI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FALL-E(폴리)’, 실시간으로 원곡 음악을 노래방 음원으로 바꿔주는 ‘Gaudio Sing(가우디오 씽)’ 등이 시연됐다.

실시간 소음제거 애플리케이션 ‘Just Voice Lite(저스트 보이스 라이트)’의 출시도 발표했다. Just Voice Lite는 CES 2024 혁신상 수상작이자 SXSW 2024 혁신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독자 기술로, 실시간으로 소음을 제거하거나 목소리를 강화해 화상회의 등에서 발생하는 피로감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평가다.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는 “가우디오랩은 좋은 소리로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늘 가져왔는데, 세계를 대표하는 전시와 음악 축제에서 그를 인정받은 듯해 기쁘다”라며, “지금까지 B2B 사업만 해와서 최종 사용자를 직접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일반 사용자도 가우디오랩의 기술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Just Voice Lite를 시작으로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며 소감과 당부를 전했다.

네이버D2SF의 투자를 받은 패션테크 기업 지이모션도 MWC 2024에 출격했다. 대표 제품인 3D 디자인 소프트웨어 ‘z-weave’를 활용해 버추얼 스타일링 시스템, 디지털 쇼룸, 360도 제품 뷰어, 플랫폼 솔루션 등 가상공간에서 패션을 즐기고 쇼핑까지 가능한 솔루션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지이모션의 ‘z-weave’는 실제 패션 제품을 가상공간에서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다. 

콘텐츠 AI 솔루션 기업 포바이포(4by4)도 모습을 드러냈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AI기반 화질 고도화 솔루션 ‘픽셀(PIXELL)’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픽셀은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등 특수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화질 고도화는 물론 모바일 환경에서 최고의 전송 효율을 낼 수 있는 비트레이트(Bitrate, 초당 데이터 전송량) 저감 기술 등을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트윈 팹 설계 전문기업 이안도 스페인으로 향했다.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한 DTDesigner(산업용 디지털 트윈 협업 플랫폼)을 선보였으며, 이는 3D 설계부터 운영 단계까지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아우르는 디지털 및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AI 플랫폼 기업 인티그리트(integrit.ai)는 SKT와 함께 출격했다. 생성형 AI비전기술을 적용해 멀티 언어로 사람과 대화하며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여 로봇의 표현과 행동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신개념의 생성형 AI 하드웨어, ‘스텔라’를 등판시켰다.

한편 산업부는 올해 MWC 2024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부산시 등 총 8개 기관, 118개 기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한국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