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지난 2021년 ‘송금 수수료 무료’를 선언하며 우리나라 송금 시장을 혁신했듯, 토스뱅크도 평생 환전 수수료 무료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전 세계 모든 통화를 혁신할 것입니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외환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외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토스뱅크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외환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외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지난달 18일 ‘세상의 돈을 자유롭게, 살 때도 팔 때도 평생 무료 환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외환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는 토스뱅크의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이 우리나라의 외환 서비스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토스뱅크가 외환 서비스를 내놓은 지 한 달여가 지난 후, 금융권에 ‘무료 환전’ 전쟁이 펼쳐졌다. 토스뱅크가 국내 최초로 환전 및 재환전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데 이어 시중은행도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세운 외환 서비스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전 수수료 100% 면제를 앞세운 은행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평생 100% 무료 환전’ 외화통장을 선보였다. 외화통장 하나로 환전 수수료 없이 17개국 해외 통화를 사고팔 수 있다.

재환전 수수료가 없고,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외화통장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세계 각국에서 ATM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도 모두 무료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출시 3주 만에 신규 계좌 60만좌를 돌파했고, 체크카드를 외화통장에 연결한 고객은 50만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무섭다.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무료 환전의 원조는 지난 2022년 7월 하나카드가 출시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다. 해외여행 특화 카드로 달러‧유로‧엔화‧파운드 등 26종 외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해준다. 해외 가맹점·ATM 출금 수수료도 무료다. 재환전 시에는 수수료가 붙는다. 트래블로그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환전액도 1조원에 이른다.

최근 금융권에 무료 환전 열풍이 번지자 하나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주요 61개 영업점에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즉시 발급을 시작했다. 지난 22일에는 카드를 즉시 발급해 주는 점포를 전국 영업점 593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그간 하나머니와 하나페이를 통해서만 발급했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가까운 영업점에서 신청 즉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잔액 부족 시 미리 연동한 하나은행 계좌에서 자동 충전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올해 3월까지였던 26개국 통화 환전 수수료 무료 기간은 올해 12월 말까지 연장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놨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외화 30종을 대상으로 100% 환율 우대(재환전 시 5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결제나 ATM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환전 후 전용 외화계좌에 보유한 외화 중 미 달러(USD)와 유로(EUR)에 대해서는 각각 연 2%, 연 1.5%의 특별금리를 적용한다.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연 2회 전 세계 공항 라운지 1200여곳 무료 이용 ▲25개국 400여개 가맹점에서 최대 10% 캐시백 ▲일본 3대 편의점과 베트남 택시 호출 서비스 그랩(Grab) 및 롯데마트, 미국 스타벅스 할인 등도 연회비 없이 누릴 수 있다. 파격적인 혜택에 힘입어 출시 6일 만에 10만좌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와 협업해 오는 4월 중 해외 이용 특화 카드인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환전 수수료 면제, KB페이 이용 시 추가 할인 등의 혜택을 포함할 예정이다. 현재는 환율 100% 우대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은행권의 외환 서비스 혜택 강화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달 환전 수수료를 100% 면제하는 통장을 내놓는다. 당초 올해 12월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출시 계획을 앞당겼다. 환전 수수료 면제 통장과 함께 해외 이용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체크카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환전수수료 우대 카드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도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다. 현재 외환 업무 중 해외 송금 서비스만 제공 중인 카카오뱅크도 2분기 내 외환 관련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