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의 노령화와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 노인인구와 노인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노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택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27일 국회에서 ‘노인가구 주거편익 향상방안’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주산연 관계자는 “우리나라 노인인구와 노인가구는 각각 연평균 4.6%, 4.8%씩 증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인구의 27.2%(1395만명), 총가구의 35.6% (775만가구)에 달하고 있다”며 “하지만 노인전용주택은 9000호에 불과하고 노인에 적합한 시설기준을 적용해 건설된 주택도 2만여호에 불과해 총주택수의 0.13%, 총노인가구의 0.4%에 그친다”고 말했다.

주산연에 따르면 2022년말 전체 가구 중 노인만 사는 가구는 23.7%다. 이 중 노인 1인가구가 12.2%, 노인 부부가구가 11.5%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 노인가구는 53.5%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농촌 노인가구는 68.8%가 단독주택에 거주 중이다. 노인가구의 자가점유율은 71.9%로 비노인가구 48.8%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또 노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비노인가구의 48%수준에 불과해 주택관리비와 임차료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노인 가구 중 임차주택에 사는 가구 비율은 22.8%이며, 이 중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은 26%다. 노인 임차가구의 79%는 임차료 및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사를 계획중인 노인가구는 2.7%로 비노인가구 8.8%과 비교해 3분의1수준이다. 하지만 건강이 악화되면 이주하겠다는 노인은 44%로 높게 나타났다. 이사희망 이유로는 시설·설비가 양호한 곳(29.0%), 교통∙병원, 공원녹지 등 편의시설(13.7%), 적합한 주택규모(9.6%)순으로 나타났다. 이주대상 주택으로는 아파트가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현재 중대형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중소형으로 줄여서(42.5%), 초소형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중소형으로 늘려서 이사를 희망(55.6%)하고 있다. (2022 주거실태조사) 65세 이상 노인의 자녀동거의향은 2011년 27.6%에서 2020년 12.8%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2020 노인실태조사)

도시 노인 1인가구는 월세보조금 지원(20.2%), 노인부부 가구는 구입자금 지원(39.9%)이 가장 절실하다고 응답했다. 농촌노인 가구는 주택개량 또는 개보수 지원(40.9%)이 가장 절실하다고 응답했다.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의료·건강 서비스(70.1%)이며,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은 취미·여가활동(37.0%)이라고 답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65세이상 노인 인구 중 5.1%(30만명)가 노인전용 주택에 거주를 희망하나, 현재 노인전용주택은 9000호에 불과하다”며 “노인시설기준을 적용해서 건설한 주택도 2만호에 불과해 희망자수보다 27만호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주산연은 앞으로 노인전용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택지의 10%이상을 노인주택용지로 공급하고 소형분양주택과 소형임대주택의 5%이상을 60세이상 노인에게 특별공급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기존일반주택 연면적의 50%이상을 노인주택 시설기준으로 재축하거나 개조해 임대하는 경우 50~100%의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 및 주택기금 지원 등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