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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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여력이 안 되는 기업은 지금 당장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상장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브리핑에서 기업의 자율 참여를 거듭 강조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이행·소통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 유도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 3가지 틀을 바탕으로 추진된다.

가치 제고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매년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5종 세정지원을 제공하고, 우수 기업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3분기 중 개발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부내용에 구체적인 세제 혜택 계획 및 페널티 등이 부재하다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한국은)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과 달리 페널티가 없고 인센티브가 풍부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기본적으로는 자율적이고 원하는 기업들이 하기에 전부 할 필요 없고 여력 안 되는 기업들은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페널티를 없앤 이유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하려면 본인들의 노력이 우선돼야 하며, 밖에서 아무리 하라고 한들 본인들이 원하지 않으면 안 한다"며 "기업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위해 일단은 페널티를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갑자기 (코스피가) 4천, 5천이 되는 걸 바라는 게 아니라 10년, 20년 동안 중장기적으로 계속 오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하루 아침에 자본시장이 선진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상당히 여러 개가 있는데 오늘 발표한 방안에 모든 걸 담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기업 자율 참여를 강조하는 이번 방안이 시장 기대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보다 강력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는.

"적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일본보다는 훨씬 더 많다. 일본과 차이점을 보면 첫번째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 다음에 인센티브와 지원책이 일본보다 강력하다. 일본은 알려진 것과 달리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 우리가 훨씬 더 많은 인센티브가 있고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도 일본에는 없는 것이다. 일본에서의 상장폐지 제도 개선은 밸류업과 관련이 없다. 밸류업을 안 하면 상장 폐지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도 상폐 제도는 올해 업무보고에 보면 나올텐데 올해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밸류업 지원방안과는 직접 연관이 없다."

-우수기업 세정지원 5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파격적인 지원책이나 세액공제가 추후 포함될 예정인가.

"제일 대표적인 게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다. 관련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주식이 활성화되고 기업가치가 제고되면 국가 재정 수입에 일부 기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나머지 4개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에 한해 지원한다고 돼 있다.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국세청 쪽에 문의하는 게 좋겠다. 배당 세제 관련해서도 사실 여러 측면 있는데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에 대해 주주환원이 미흡하다는 것과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떨어진다고 2가지를 거론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도 강조하는데 오늘 발표한 방안에는 언급이 없는 것 같아 이유가 궁금하다.

"전반적인 부분을 말씀드리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추진하는 여러 내용이 나온다. 하루 아침에 자본시장이 선진화되는 건 아니다. 주식 가치가 한 가지 장치를 한다고 바로 오르는 건 아니다. 최소 이미 1년 반 이상 많은 작업을 해왔고 오늘 발표한 건 사실 그 중에 일부인 밸류업 지원방안이다. 오늘 방안에 모든 걸 담을 수 없고 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이 상당히 여럿 있는데 극복하고자 여러 방안을 내놨다. 지배구조도 중요한 이슈고 세제도 관련이 있을 수 있고, 불공정 거래 이슈도, 주주 환원이 미흡한 것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성장이 좀 안 되는, 혁신이 부족하다거나 규제 개혁이 더 어렵다 이런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교육이나 문화, 투자교육이 잘 안 됐다거나 상당히 다양한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오늘 말씀 드리는 건 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중심으로 많이 이야기했는데 PBR을 높이려면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자본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면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고 주가이익비율(PER)의 경우 낮은 이유가 여러가지 있을 수 있는데 배당성향이 관련 있을 수 있다.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밸류업 방안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관련 내부통제 관련 (정책이) 이미 나왔다. 지배구조 개혁방안이 아마 올해 중에 선진화 방안으로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고 현재 논의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오늘 발표는 상당 논의 중 일부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몇개 기업 대상인가. 조기 정착을 위해 시장 대표기업 등 타깃 기업을 대상으로 초기 집중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확히 몇 개 기업으로 구성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시장가치 성장이 상당히 예상되는 성장기업을 포함하고 또 여러가지를 평가해서 표창하고 그러는데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포함될 수 있는 그런 식으로 지수를 정할 계획이다. 두 번째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는데 기업가치를 좀 더 빨리 제고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자율 공시하게 했는데 기존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공시도 제대로 안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

"지배구조보고서나 기존 사업보고서에 이미 있는 내용도 상당히 있다. 하지만 저희가 지금 생각하는 건 여러 보고서에 있는 내용 포함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한 부분을 공시할 생각이다. 따로 있어서 밸류업 관련 부분을 묶어서 투자자들이 보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일단 공시는 따로 한다고 보면 된다."

-밸류업 지수를 9월까지 만든다고 했고 공시 가이드라인은 6월 확정이라 기업들 입장에서는 3개월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여도가 얼마나 될 것 같나.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게 6월이라 일부 기업만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기업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처음에 실제 계획을 제출한 많은 기업의 평가를 포함시키지 못할 수 있을 것 같다. 추후에 평가를 거쳐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에 전방위적으로 봐서 공시 외에 다른 방법으로 전문가들이 판단해서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포함시킬 생각이다."

-이사회 역할에 대해 질문드린다. 이사회가 실질적인 기업 경영관리의 최고 결정기관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에 명시한다고 돼있는데 법적 효과가 없지 않나.

"여러번 말하지만 자율 프로그램이 맞다. 안 한다고 법적 문제가 된다는 건 아니고 이사회에서 예를 들어 기본적인 계획이 있을 것 아닌가. 현황이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런 이사회에서 검토, 승인 절차가 있었으면 한다는 내용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기업 경영권 방어수단도 관심인데 주주총회 앞두고 외국계 행동주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생각인가.

"이미 한 두 번 말했는데 전반적인 계획은 일단 많이 말씀드린 게 개인 주주들이 전자주주총회를 가능하게 하고, 주식매수청구권 관련 비상장회사에 대해 물적 분할시 주식매수청구권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현재 계획하는 부분이다. 그 다음 이사들이 제3자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하는 경우 사전 승인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회사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도 포함이다. 그 외 더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다른 ETF에 비해 얼마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했는지 알고 싶다.

"관련된 자료가 현재 없지만 혹 퍼포먼스가 안 좋다고 해서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밸류업 지원방안을 시행하면 한 번 딱 주가가 상승하고 갑자기 코스피 지수가 4000, 5000이 되고 이걸 바라는 게 아니다. 중장기 과제를 계속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주가가 꾸준히 매년 오르는 그림이라고 보면 되겠다. 올해도 내년, 내후년에도 중장기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 매년 올라 10~20년 동안 몇 배 되는 시장을 만들길 원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